1. 서 론
2. 비교 대상 처분 프로그램과 분석방법
2.1 국가별 비교대상 프로그램과 분석문헌
2.2 시나리오 구성에 사용되는 주요 용어와 개념
2.3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의 비교기준
3.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유형과 국가 사례
3.1 인과추적형
3.2 FEP 그룹화·통합형
3.3 상위틀 선행형
3.4 진화경로형
3.5 유형 간 중첩과 결합
4.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비교
4.1 출발점과 도출 시나리오의 차이
4.2 시나리오 구분 방식
4.3 정량평가를 위한 구체화 방식
4.4 FEP의 역할과 완전성 확인
4.5 불확실성과 추적성
5.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대표 적용사례
5.1 독일: 인과추적형 중심
5.2 스위스: FEP 그룹화·통합형 중심
5.3 프랑스: 상위틀 선행형 중심
5.4 핀란드: 진화경로형 중심
5.5 대표 적용사례의 비교
6. 국내 적용을 위한 개념적 검토
6.1 국내 적용을 위한 전제조건
6.2 부지선정 단계에 따른 시나리오 구성과 규제적 고려
6.3 구성방법 별 검토에 필요한 정보
6.4 시나리오 구성방법별 지질·암반공학적 역할과 차이
6.5 지질·암반환경 변화의 시나리오 구성 예시
6.6 검토의 한계
7. 결 론
1. 서 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의 장기 안전성평가는 수만 년에서 100만 년에 이르는 미래를 대상으로 한다. 이 기간의 처분환경을 하나의 경로로 예측할 수 없으므로, 각국의 처분사업에서는 장기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징·사건·과정(Features, Events and Processes, FEP)을 식별하고 가능한 미래의 처분시스템 상태를 시나리오(scenario)로 구성하여 평가해 왔다. IAEA는 시나리오를 처분시설의 장기 성능을 나타내기 위해 선정된 FEP 집합에 대한 서술로 정의한다(IAEA, 2011).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와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계산사례(calculation case)를 구분한다.
IAEA의 Specific Safety Guide No. SSG-14(IAEA, 2011)에서는 안전성평가를 (a) 목표 정의, (b) 시스템 기술, (c) FEP 식별, (d) 모델 개발, (e) 시나리오 식별·기술, (f) 경로 식별, (g) 평가 수행, (h) 강건성 평가, (i) 기준 비교 및 (j) 추가 고려사항으로 구성된 반복적 절차로 제시한다. 이 활동들은 고정된 순서로 한 차례씩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평가과정에서 반복되거나 중첩될 수 있다(IAEA, 2011).
각국의 공식 안전성평가 문서를 검토하면 FEP 식별에서 시나리오 구성으로 이어지는 절차는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프랑스 Andra는 안전기능(safety function)과 처분시스템의 현상학적 진화분석을 먼저 수행하고 국제 FEP 목록과 대조하여 누락된 현상이 없는지를 확인하였다(Andra, 2005). 스위스 Nagra는 핵심 안전관련 현상(key safety-relevant phenomena)을 식별하고 세부 FEP를 Super-FEP로 그룹화하였으며, 독일 GRS는 초기장벽(Initial Barrier)과 초기 FEP (Initial-FEP)에서 출발하여 FEP 간 원인과 후속영향을 추적하였다(Nagra, 2002b; Mayer et al., 2019). 일본 NUMO는 FEP를 상태변수(state variable)와 연결한 뒤 관련 FEP를 통합 FEP (integrated FEP, I-FEP)로 묶었고, 핀란드 Posiva는 진화경로(line of evolution), 스웨덴 SKB는 안전기능과 안전기능지표(safety function indicator)를 이용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NUMO, 2021; Posiva Oy, 2012a; SKB, 2010, 2011). 미국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비교란, 결함 공학적방벽시스템 및 교란이라는 시나리오 클래스(scenario class)를 먼저 설정하고 FEP를 각 클래스의 범위 확인에 활용하였다(Freeze et al., 2013).
이들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시나리오 명칭은 서로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스위스의 대안 평가사례(Alternative Assessment Case), 독일의 대안시나리오(alternative scenario), 일본의 변동시나리오(variant scenario) 및 스웨덴의 저개연 시나리오(less probable scenario)는 모두 기준조건과 다른 상태를 검토하지만, 선정기준과 평가목적, 최종 위험평가 반영방식은 서로 다르다(Nagra, 2002a, 2002b; Mayer et al., 2019; NUMO, 2021; SKB, 2011). 국제 FEP 목록과 대조하여 누락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자체 FEP 목록에서 평가 관련성을 판단하는 스크리닝(screening), 정량계산 단계에서의 제외 판단은 각각 목적과 적용 시점이 다르다. 따라서 국가별 FEP 수나 시나리오 수를 비교하기에 앞서, 각 용어가 해당 프로그램의 평가절차에서 수행하는 기능과 적용단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해외 처분사업의 부지개발체계와 법적 절차(Na et al., 2023), 국가별 지질학적·사회적 부지선정기준(Na et al., 2024), 부지조사 단계별 암반공학적 요소(Choi et al., 2020), 스웨덴 SKB의 부지모사 모델링 사례(Kim et al., 2021)가 검토되었다. 또한 Kang et al.(2012)은 국제 FEP 목록과 국내 전문가 검토를 바탕으로 약 380개 항목으로 구성된 KAERI FEP 목록을 구축하고, RES (Rock Engineering System)와 PID (Process Influence Diagram)를 이용하여 정상, 초기용기파손, 기후변화, 자연재해, 인간침입의 다섯 가지 안전성평가 시나리오를 도출하였다. 해당 연구는 FEP를 구조화하여 국내 시나리오를 개발한 주요 선행사례이지만, 국가별 처분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구성절차와 그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연구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심층처분에서 단층·균열, 응력상태, 굴착손상 및 수리·역학적 변화와 같은 암반공학적 정보는 시나리오 구성방법에 따라 원인 FEP로 다뤄지거나, 상태변수와 안전기능의 변화에 반영되거나, 처분시스템의 장기적인 변화를 서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비교는 부지조사와 암반모델링에서 얻어진 정보가 장기 안전성사례(safety case)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본 연구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핀란드, 스웨덴 및 미국의 심층처분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각 프로그램이 시나리오 구성을 무엇에서 시작하는지, FEP와 안전기능을 시나리오 구성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처분시스템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무엇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보는지, 그리고 선정된 시나리오를 정량평가에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비교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 절차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유형화하고, FEP 목록의 구축과 스크리닝, 다른 FEP 목록과의 대조가 시나리오 구성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함께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부지와 처분개념이 확정되지 않은 국내 조건에서 각 구성방법을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개념적으로 검토 가능한 범위를 정리하였다.
또한 각 시나리오 구성방법에서 지질·암반공학적 정보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비교하고, 부지선정 단계에 따른 요구정보와 Safety case 및 규제적 활용 측면을 검토함으로써 향후 국내 심층처분 부지조사 및 안전성평가와의 연계방향을 고찰하였다.
2. 비교 대상 처분 프로그램과 분석방법
2.1 국가별 비교대상 프로그램과 분석문헌
본 연구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핀란드, 스웨덴 및 미국의 심층처분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안전성사례와 방법론 문헌을 대상으로 하였다.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및 스웨덴 사례는 각각 Meuse/Haute-Marne 조사영역, Zürcher Weinland 참조모델, Olkiluoto 부지 및 Forsmark 부지를 대상으로 한다. 독일 사례는 GRS의 시나리오 개발방법론으로 한정하였으며, BGE의 국가단위 부지선정 절차는 분석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 방법론은 부지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복수의 모암과 처분개념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으며, VSG 및 점토암 처분개념을 대상으로 한 ANSICHT 연구프로젝트 등으로 발전되어 왔다(Mayer et al., 2019). 일본은 부지조사 이전 단계에서 대표 지질환경을 가정한 SDM (Site Descriptive Model) 기반 안전성사례를 제시하였다(NUMO, 2021). 미국은 특정 부지를 전제하지 않는 범용 안전성사례이다(Freeze et al., 2013).
이하에서는 국가별 처분사업과 관련 활동 전체를 프로그램이라 한다. 각 기관이 장기 안전성에 관한 논거와 평가결과를 통합하여 제시한 문서에는 원문의 용례에 따라 안전성사례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독일의 시나리오 개발방법론 보고서는 방법론 문헌으로 구분하였다. 주요 분석자료는 Andra(2005), Nagra(2002a, 2002b), Mayer et al.(2019), NUMO(2021), Posiva Oy(2012a, 2012b, 2013), SKB(2010, 2011) 및 Freeze et al.(2013)이다.
각 문헌에서는 (1) 평가대상과 사업단계, (2) 시나리오 구성을 무엇에서 시작하는지, (3) FEP 목록을 어떻게 구축하고 다른 FEP 목록과 어떻게 대조하여 완전성을 확인하는지, (4) FEP의 포함·제외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5) FEP에서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6) 시나리오와 계산사례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7) 불확실성과 발생가능성이 낮은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고 최종평가에 반영하는지, (8) 각 판단에서 정량계산까지의 근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추적성(traceability)을 검토하였다. 국가 간 비교에서는 특히 시나리오 구성을 무엇에서 시작하는지, 그 시작점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시나리오를 만드는지, 무엇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보는지, 그리고 선정된 시나리오를 정량계산에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또한 FEP가 시나리오 구성 전후의 어느 단계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도 함께 확인하였다.
용어는 가능한 한 각 문헌의 원문 표기를 따랐다. 국가별로 서로 다른 개념을 새로운 공통용어로 묶기보다는 각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명칭과 실제 절차를 그대로 기술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은 각 절차가 수행하는 역할을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다만 3장에서 제시하는 네 가지 유형명은 2.3절의 비교를 통해 확인된 절차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요약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부여한 분석적 명칭이다. 공개문헌에서 개별 FEP와 계산사례 사이의 대응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항목을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음으로 기록하였다.
2.2 시나리오 구성에 사용되는 주요 용어와 개념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 구성과 정량평가에 사용되는 주요 용어를 가능한 한 각 프로그램의 원문 의미에 따라 사용하였다. FEP는 처분시스템의 초기상태와 장기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징·사건·과정을 나타낸다. IAEA(2011)는 시나리오를 처분시설의 장기 성능을 나타내기 위해 선정된 FEP 집합에 대한 서술로 정의한다. 본 연구에서 계산사례는 선정된 시나리오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적용 모델, 매개변수, 가정 및 사건의 발생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수행하는 개별 계산을 의미한다. FEP는 프로그램에 따라 시나리오 구성에 직접 사용되기도 하고, 구성된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현상이 누락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국가별 프로그램에서는 FEP에서 시나리오에 이르는 과정에 서로 다른 개념과 절차를 사용한다. 스위스 Nagra는 안전에 중요한 현상을 식별하고 세부 FEP를 Super-FEP로 그룹화한다. Super-FEP와 그 실현(realisation)은 안전 관련성을 검토한 뒤 하나 이상의 평가사례(Assessment Case)에 포함되며, 시스템의 전반적인 거동과 진화에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평가사례들은 하나의 시나리오로 묶인다(Nagra, 2002b). 따라서 Nagra에서 Super-FEP, 평가사례 및 시나리오는 서로 다른 단계에 위치한다.
일본 NUMO는 FEP를 상태변수와 연결한 뒤, 상태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관련된 FEP를 통합 FEP (I-FEP)로 묶는다(NUMO, 2021). 이후 I-FEP와 상태변수 및 관련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므로, I-FEP 자체가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Nagra의 Super-FEP와 NUMO의 I-FEP는 모두 여러 FEP를 재구성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구체적인 구성기준과 이후 시나리오로 이어지는 절차는 서로 다르다.
핀란드 Posiva와 스웨덴 SKB에서는 처분시스템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시나리오 구성에 명시적으로 활용하지만, 사용하는 개념과 절차는 서로 다르다. Posiva에서는 시나리오가 하나 또는 여러 진화경로를 나타내며, 진화경로는 기후, 지권·지표환경 및 공학적방벽 등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서술한다(Posiva Oy, 2012a). 필요한 경우 시나리오 안에 참조·민감도·what-if 등의 계산사례를 설정하여 정량평가한다. 반면 SKB에서는 처분시스템의 개연성 있는 장기 변화를 기준진화(reference evolution)로 정의하여 분석하고, 안전기능과 안전기능지표를 이용하여 기준진화에서 주시나리오와 추가로 검토할 시나리오를 선정한다(SKB, 2011).
이처럼 Super-FEP, I-FEP, 평가사례, 진화경로 및 기준진화는 각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구성절차에서 서로 다른 의미와 위치를 갖는다. 따라서 국가 간 비교에서는 이들 용어 자체를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하지 않고, 각 프로그램이 시나리오 구성을 무엇에서 시작하는지, 그 시작점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시나리오를 구성하는지, 무엇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보는지, 그리고 선정된 시나리오를 정량평가에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2.3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의 비교기준
본 연구에서는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차이와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① 구성의 시작점(starting point), ② 시나리오 도출과정(construction process), ③ 도출 시나리오(resulting scenario), ④ 정량평가로의 구현방식(quantitative implementation)의 네 가지 기준으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첫째, 시나리오 구성의 시작점은 각 프로그램에서 시나리오 개발을 위해 최초로 설정하는 대상 또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개별 FEP 또는 FEP 목록, 특정 방벽이나 안전기능, 사전에 정의된 시나리오 분류, 처분시스템의 시간에 따른 진화 등이 시나리오 구성의 출발점으로 활용되는지를 비교하였다.
둘째, 시나리오 도출과정은 시작점으로부터 개별 시나리오를 구성하기까지 FEP와 시스템 정보를 조직화하고 연계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FEP 간 인과관계 및 후속영향을 추적하는 방식, 여러 FEP를 Super-FEP 또는 I-FEP 등으로 그룹화·통합하는 방식, FEP를 상태변수 또는 안전기능과 연계하는 방식, 처분시스템의 시간적 진화를 기술·평가하는 방식, 관련 FEP를 사전에 설정된 시나리오 분류에 배치하는 방식 등을 비교하였다.
셋째, 도출 시나리오는 각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통해 최종적으로 어떠한 형태와 단위의 시나리오가 도출되는지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FEP의 인과적 연쇄와 특정 가정을 결합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는지, 유사한 영향을 갖는 평가사례들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통합하는지, 안전기능의 저하와 관련된 상태 또는 사건 전개를 별도의 시나리오로 설정하는지, 사전에 정의된 시나리오 분류를 적용하는지, 하나 또는 복수의 진화경로를 시나리오로 구성하는지, 또는 기준 진화를 주시나리오로 설정한 후 안전기능의 저하 가능성에 따라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하는지를 비교하였다.
넷째, 정량평가로의 구현방식은 선정된 시나리오가 실제 안전성평가 또는 성능평가를 위한 계산조건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시나리오별 초기조건 및 경계조건, 적용 모델과 매개변수, 사건의 발생시점과 규모 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설정하거나 변경하여 정량평가에 반영하는지를 비교하였다.
이상의 네 가지 비교기준과 함께, 완전성(completeness)과 추적성(traceability)을 시나리오 구성절차 전반에 대한 공통적인 검토항목으로 고려하였다. 완전성 측면에서는 FEP 목록의 구축 및 스크리닝과 기존 FEP 목록과의 대조가 시나리오의 누락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검토하였다. 추적성 측면에서는 FEP의 선정 및 제외, 시나리오 도출과 선정, 평가조건의 설정 및 정량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각 단계의 판단근거와 단계 간 연결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Freeze et al.(2013)은 OECD/NEA의 논의를 인용하여 FEP를 조합해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접근을 상향식(bottom-up approach), 안전기능의 저하에서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접근을 하향식(top-down approach)으로 설명하였으며, 실제 평가에서는 두 접근이 상호보완적으로 함께 사용될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검토한 각국의 처분 프로그램은 이러한 이분법적 구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예를 들어 독일은 주요 방벽에 영향을 미치는 FEP를 출발점으로 하여 원인 및 후속영향에 따라 FEP 간 관계를 추적하고, 스위스와 일본은 개별 FEP를 출발점으로 하여 상호 연관되거나 유사한 영향을 갖는 FEP를 각각 Super-FEP와 I-FEP로 통합한다. 프랑스는 현상학적 진화분석과 안전기능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며, 미국은 관련 FEP를 사전에 정의된 시나리오 분류에 배치하여 평가대상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또한 핀란드는 처분시스템의 시간적 변화에 따른 진화경로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반면, 스웨덴은 기준진화를 설정하고 안전기능의 저하 가능성을 평가하여 주시나리오와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한다. 이와 같이 각국의 시나리오 구성방법은 출발점뿐만 아니라 FEP의 조직화 및 연계방식, 시스템 진화의 반영방법, 시나리오의 도출 및 선정방식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나타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각국의 시나리오 구성방법을 단순히 상향식 또는 하향식으로 구분하기보다, 앞서 정의한 구성의 시작점, 시나리오 도출과정, 도출 시나리오 및 정량평가로의 구현방식을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국가별 방법론의 공통적인 구성원리와 절차적 차이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3장에서 시나리오 구성방법을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였다. 여기서 제시하는 유형은 각국 처분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분류체계가 아니라 국가 간 비교를 위해 본 연구에서 설정한 분석적 분류이며, 개별 프로그램은 둘 이상의 유형적 특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의 비교와 유형화 과정은 Fig. 1에 제시하였다.
3.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유형과 국가 사례
앞서 2장을 통해 검토한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비교한 결과, 프로그램별 세부 절차에는 차이가 있으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에서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절차상의 특징을 인과추적형(causal-tracing type), FEP 그룹화·통합형(FEP grouping-and-integration type), 상위틀 선행형(framework-first type) 및 진화경로형(evolution-pathway type)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유형은 국가별 처분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한 분류가 아니라 본 연구의 비교분석을 위해 설정한 분석적 유형이며, 개별 프로그램은 둘 이상의 유형적 특징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각 유형의 주요 특징과 대표적인 국가 사례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
Table 1.
Core comparison of the four scenario construction methods
3.1 인과추적형
인과추적형은 특정 방벽의 기능저하를 출발점으로 하여 이를 유발할 수 있는 FEP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후속영향을 인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독일 GRS 방법에서는 기능저하가 시나리오 개발의 출발점이 되는 방벽을 초기장벽으로 정하고, 이를 직접 변화시키는 초기 FEP와 관련 FEP 사이의 관계를 추적한다. 초기 FEP에 영향을 미치는 FEP를 단계적으로 연결하고, 각 FEP가 다른 방벽과 처분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함으로써 분기된 FEP 사슬(FEP chain)을 구성한다. 다만 FEP 사슬 자체가 곧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GRS-525는 기존에 암염 처분개념을 중심으로 개발·적용된 시나리오 구성방법을 점토암과 결정질암 등 다른 모암과 처분개념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 방법론이다(Mayer et al., 2019). 모암과 처분개념에 따라 초기장벽이 설정되며, 점토암 사례에서는 모암, 갱도·수직갱·시추공의 밀봉구조, 완충재, 내부 라이너 및 회수가능 용기 등이 초기장벽으로 검토되었다. 초기장벽을 직접 변화시키는 초기 FEP에는 밀봉구조물의 변질, 갱도수렴, 유체압력, 금속·시멘트질 재료의 부식, 점토광물 변질, 미생물 작용, 열팽창·수축 및 응력재배치 등이 포함된다.
기준시나리오는 개연적인 초기 FEP와 핵종 동원·이송에 관련된 FEP 및 특정 가정(specific assumptions)을 바탕으로 구성한다. 대안시나리오는 특정 가정을 변경하거나, 초기 FEP 또는 핵종 동원·이송 관련 FEP에 덜 개연적인 양상을 적용하거나, 추가적인 덜 개연적인 FEP를 포함하여 구성한다. GRS-525에서는 각 대안시나리오가 기준시나리오와 하나의 핵심요소에서 차이가 나도록 구성하여 두 시나리오 사이의 차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Mayer et al., 2019).
국내에서는 Kang et al.(2012)이 KAERI FEP 목록을 대상으로 RES와 PID를 이용하여 FEP 간 영향관계를 구조화하고 다섯 가지 안전성평가 시나리오를 도출하였다. 이 연구와 독일 GRS 방법은 FEP 사이의 영향관계를 구조화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으나, GRS 방법은 초기장벽과 이를 직접 변화시키는 초기 FEP를 시나리오 구성의 명시적인 출발점으로 설정하고, 이와 관련된 FEP의 인과관계를 FEP 사슬로 추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Fig. 2는 인과추적형 시나리오 구성 방법의 주요 개념 및 국내외 적용 예시를 모식도로 나타낸 것이다.
3.2 FEP 그룹화·통합형
FEP 그룹화·통합형은 많은 FEP를 개별적으로 시나리오와 직접 대응시키기보다, 관련 FEP를 정량평가나 영향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그룹화하거나 통합한 뒤 시나리오 구성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스위스 Nagra와 일본 NUMO는 여러 FEP를 다시 묶어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 기준과 이후 시나리오에 이르는 절차는 서로 다르다. Fig. 3은 FEP 그룹화·통합형에 대한 접근 개념 및 주요 프로그램의 적용 예시를 모식도로 나타낸 것이다.
스위스 Nagra는 오팔리누스 점토를 대상으로 482개의 OPA FEP 목록을 구축하고 국제 FEP 목록과의 대조를 통해 완전성을 확인하였으며, 관련성 검토 후 447개를 safety-relevant OPA FEP로 유지하였다(Nagra, 2002b). 과학적 시스템 분석에서 식별된 핵심 안전관련 현상과 불확실성을 정량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세부 FEP를 Super-FEP로 그룹화하고, 각 Super-FEP에 기준 실현(reference realisation)과 대안 실현(alternative realisation)을 설정하였다. Super-FEP와 그 실현은 안전 관련성을 검토하여 평가사례에 포함되며, 시스템의 전반적인 거동과 진화에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평가사례들은 하나의 시나리오로 묶인다.
일본 NUMO는 일본의 지질환경과 처분개념을 반영한 284개의 NUMO FEP 목록을 구축하고, FEP와 안전기능을 연계하는 상향식·하향식 혼합 접근을 사용하였다(NUMO, 2021). 각 안전기능을 규정하는 상태변수를 설정한 뒤 관련 FEP를 연결하고, 상태변수에 대한 영향분석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05개의 THMC FEP를 29개의 통합 FEP (I-FEP)로 통합하였다. 이후 I-FEP가 상태변수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불확실성을 분석하고, 스토리보드를 이용하여 처분시스템의 시간적·공간적 진화를 서술한 뒤 기본·변동·저빈도사상 등의 시나리오와 정량평가를 위한 계산사례를 구성하였다.
따라서 Nagra의 Super-FEP와 NUMO의 I-FEP는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세부 FEP를 그룹화 또는 통합하여 이후의 시나리오 구성에 활용한다는 공통적인 절차상의 특징을 갖는다. 본 연구에서 FEP 그룹화·통합형이라는 명칭은 이러한 공통점을 나타내기 위한 분석적 구분이다.
3.3 상위틀 선행형
상위틀 선행형은 개별 FEP의 조합에서 시나리오를 직접 도출하기보다, 안전기능이나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 클래스와 같이 평가할 상황의 큰 틀을 먼저 두고 그 안에서 시나리오를 구체화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FEP는 고려해야 할 현상의 누락 여부나 평가범위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Fig. 4).
프랑스 Andra는 처분시스템의 현상학적 진화와 세 가지 안전기능(물 순환의 제한, 폐기물 패키지 내 방사성핵종의 고정, 방출된 방사성핵종 이동의 지연·저감)을 바탕으로 정상진화시나리오(Scénario d'Évolution Normale, SEN)를 구성하고, 정성적 안전성분석(Analyse Qualitative de Sûreté, AQS)을 통해 불확실성과 안전기능의 저하 가능성을 검토하였다(Andra, 2005). 변형진화시나리오(Scénarios d'Évolution Altérée, SEA)의 주요 유형은 기존 경험, 국제적으로 고려된 상황 및 규제지침을 바탕으로 원칙적으로 설정되었으며, AQS 결과를 이용하여 SEN과 민감도분석의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이 충분히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시나리오를 구체화하였다. 대표적으로 밀봉재 기능상실, 폐기물 패키지 기능상실 및 시추공에 의한 인간침입 등이 검토되었으며, 국제 FEP 자료와의 대조를 통해 누락 여부도 확인하였다.
미국 DOE/Sandia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특정 부지와 단일 처분개념이 정해지지 않은 조건에서 비교란(Undisturbed), 결함 EBS (Defective EBS), 교란(Disturbed)의 세 시나리오 클래스를 설정하였다(Freeze et al., 2013). 일반적인 방법론에서는 포함된 FEP의 조합을 통해 시나리오를 구성하지만, 이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부지·설계·규제정보의 부족으로 시나리오 개발을 위한 정식 FEP 스크리닝과 정식 시나리오 구성·스크리닝을 수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세 시나리오 클래스를 이용하여 범용 단계에서 검토할 상황의 범위를 구조화하였다.
Andra와 DOE/Sandia의 구체적인 절차는 서로 다르지만, 개별 FEP의 조합 자체보다 안전기능 또는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 클래스가 시나리오 구성의 큰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상위틀 선행형의 대표 사례로 구분하였다.
3.4 진화경로형
진화경로형은 처분시스템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먼저 서술·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할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핀란드 Posiva와 스웨덴 SKB는 모두 처분시스템의 장기적인 변화를 시나리오 구성에 명시적으로 활용하지만, 진화에 관한 서술과 시나리오의 관계는 서로 다르다(Fig. 5).
핀란드 Posiva는 기후, 지권·지표환경 및 공학적방벽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진화경로로 서술한다(Posiva Oy, 2012a). Posiva에서 시나리오는 하나 또는 여러 진화경로를 나타내며, 기본(base), 변형(variant) 및 교란(disturbance) 시나리오로 구분된다. 변형시나리오는 하나 이상의 안전기능이 저하되는 진화경로를, 교란시나리오는 발생가능성이 낮은 사건이나 과정이 포함된 진화경로를 다룬다. 각 시나리오에는 필요에 따라 참조·민감도·what-if 등의 계산사례를 설정하여 방사선학적 영향을 정량평가한다.
스웨덴 SKB의 SR-Site에서는 처분시스템의 기준진화를 먼저 정의·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선정하였다(SKB, 2011). 주시나리오는 기준진화와 밀접하게 대응하며, 기준진화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불확실성은 안전기능과 안전기능지표를 이용하여 추가 시나리오에서 검토한다. 추가 시나리오에는 완충재의 이류·동결·변성이나 캐니스터의 부식·등방하중·전단하중 등에 따른 안전기능 저하가 포함되며, 이후 분석결과에 따라 저개연 또는 잔여 시나리오로 구분된다.
따라서 Posiva와 SKB는 모두 처분시스템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시나리오 구성에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Posiva에서는 시나리오가 하나 또는 여러 진화경로를 나타내는 반면, SKB에서는 기준진화를 먼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시나리오와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공통적인 절차상의 특징을 진화경로형으로 구분하였다.
3.5 유형 간 중첩과 결합
앞서 구분한 네 유형은 각 프로그램을 상호 배타적으로 분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주요 구성 논리(dominant logic)를 나타내기 위한 분석적 구분이다. 따라서 실제 처분 프로그램에서는 하나의 유형에 해당하는 절차만 독립적으로 적용되기보다 둘 이상의 방법론적 특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NUMO는 세부 FEP를 I-FEP로 통합한다는 점에서 FEP 그룹화·통합형의 특성이 뚜렷하지만, 안전기능 및 상태변수와 FEP를 연계하고 스토리보드를 통해 처분시스템의 시간적·공간적 진화를 기술한다는 점에서는 상위틀 선행형과 진화경로형의 특성도 함께 나타난다(NUMO, 2021). 스웨덴 SKB 역시 기준진화를 바탕으로 처분시스템의 장기변화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진화경로형의 특성이 중심을 이루지만, 안전기능과 안전기능지표를 이용하여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한다는 점에서는 상위틀 선행형의 특성이 함께 나타난다.
이러한 중첩은 각 유형이 서로 독립된 방법론이라기보다 시나리오 구성과정의 서로 다른 측면을 강조하는 절차적 특성임을 보여준다. 즉, FEP 간 인과관계의 추적, 관련 FEP의 그룹화·통합, 안전기능이나 시나리오 분류와 같은 상위 평가틀의 설정, 그리고 처분시스템의 시간적 진화에 대한 분석은 하나의 프로그램 내에서도 필요에 따라 결합될 수 있다. 다만 각 프로그램에서는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절차가 확인되며, 이를 기준으로 본 연구에서는 네 가지 유형의 주요 특성을 구분하였다.
Fig. 6은 이러한 관점에서 네 유형의 주요 시나리오 구성 논리와 대표적인 절차 흐름을 단순화하여 제시하고, 각 국가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유형별 특성을 함께 비교한 것이다. 따라서 Fig. 6의 절차는 각 기관의 공식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본 연구의 비교기준에 따라 공통적인 절차적 특징을 개념화하여 나타낸 것이다.
4.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비교
4.1 출발점과 도출 시나리오의 차이
네 가지 유형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시나리오 구성의 출발점과 그로부터 도출되는 시나리오의 형태에 있다. 인과추적형은 초기장벽과 이를 변화시키는 초기 FEP에서 출발하여 관련 FEP의 원인과 후속영향을 추적하고, 형성된 FEP 사슬과 특정 가정을 바탕으로 기준시나리오와 대안시나리오를 구성한다. 반면 FEP 그룹화·통합형은 FEP 목록에서 출발하지만, 세부 FEP를 정량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상위 단위로 재구성한 후 시나리오로 연결한다. Nagra는 세부 FEP를 Super-FEP로 그룹화하고 이와 관련된 평가사례를 거쳐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반면, NUMO는 상태변수와 연계된 FEP를 I-FEP로 통합하고 영향 및 불확실성 분석과 스토리보드를 통한 시스템 진화의 기술을 거쳐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상위틀 선행형에서는 개별 FEP보다 평가대상이 되는 상위 구조가 먼저 설정된다. Andra는 현상학적 진화와 안전기능을 바탕으로 SEN과 SEA를 구성하는 반면, DOE/Sandia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비교란, 결함 EBS 및 교란의 시나리오 클래스를 사전에 설정하여 평가범위를 구조화하였다. 진화경로형에서는 처분시스템의 시간적 변화가 시나리오 구성의 중심이 된다. Posiva에서는 하나 또는 여러 진화경로가 기본·변형·교란 시나리오로 구체화되는 반면, SKB에서는 기준진화를 먼저 분석한 후 이에 대응하는 주시나리오와 안전기능 저하 가능성에 따른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한다.
이러한 차이는 FEP, 안전기능 및 시스템 진화가 시나리오 구성에서 갖는 역할이 프로그램마다 다름을 보여준다. 즉, 동일한 FEP 목록을 활용하더라도 이를 시나리오 구성의 직접적인 출발점으로 사용하는지, 상위 단위로 재구성하는지, 또는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의 범위나 시스템 진화에서 관련 현상의 누락 여부를 확인하는 데 사용하는지에 따라 도출 시나리오의 형태와 구성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4.2 시나리오 구분 방식
도출된 시나리오를 구분하는 기준 역시 프로그램별로 차이가 있다. 독일에서는 개연적인 초기 FEP, 핵종 동원·이송 관련 FEP 및 특정 가정을 조합하여 기준시나리오를 구성하고,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를 변경하여 대안시나리오를 구성한다. 따라서 기준시나리오와 대안시나리오 사이의 차이를 특정 FEP 또는 가정의 변화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위스 Nagra에서는 Super-FEP에 대한 기준 및 대안 실현과 관련 불확실성을 평가사례에 반영한 후, 처분시스템의 거동과 진화에 유사한 영향을 나타내는 평가사례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묶는다. 반면 일본 NUMO에서는 가장 개연성 있는 처분시스템의 진화를 기본시나리오로 설정하고, 불확실성과 대안적 가정에 따른 변화를 변동시나리오로, 발생가능성이 낮은 교란사건을 저빈도사상 시나리오로 구분한다.
프랑스 Andra에서는 정상적인 시스템 진화를 SEN으로 설정하고, 기존 경험, 국제적으로 고려된 상황 및 규제지침 등을 바탕으로 SEA의 주요 유형을 설정한 후 AQS와 현상학적 분석을 통해 이를 구체화한다. 이에 비해 DOE/Sandia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비교란·결함 EBS·교란 시나리오 클래스를 병렬적인 평가범주로 사용하므로 기준시나리오와 대안시나리오의 관계를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 Posiva에서는 하나 또는 여러 진화경로를 기본·변형·교란 시나리오로 구분하며, SKB에서는 기준진화에 대응하는 주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안전기능 평가를 바탕으로 추가 시나리오를 선정한다.
따라서 시나리오의 구분은 단순한 명칭상의 차이가 아니라 기준상태와 대안상태의 관계, 불확실성의 처리방식, 저개연 사건의 포함방식 및 안전기능 저하의 반영방식과 연결된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기준’, ‘대안’, ‘변형’, ‘교란’ 등의 시나리오 명칭을 동일한 개념으로 직접 대응시키기보다는 각 프로그램에서의 정의와 도출과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4.3 정량평가를 위한 구체화 방식
선정된 시나리오를 정량평가에 구현하는 방식에서도 프로그램별 차이가 나타난다. 시나리오는 정성적인 미래상태나 사건 전개에 대한 서술만으로 정량평가에 직접 적용되기 어려우므로, 각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모델과 계산조건으로 구체화하는 절차를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는 초기·경계조건, 모델 및 매개변수, FEP의 양상과 발생시점·규모 등이 시나리오의 특성에 따라 설정되거나 변경된다.
인과추적형에서는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FEP의 양상, 범위 및 시간의존성을 계산조건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검토한 GRS-525/ANSICHT 문헌에서는 개별 FEP 사슬과 부지특정 정량 계산사례 사이의 직접적인 대응관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FEP 그룹화·통합형에서 스위스 Nagra는 Super-FEP에 대한 실현, 개념화 및 매개변수의 변화를 평가사례에 반영하고, 일본 NUMO는 각 시나리오를 모델, 매개변수 및 관련 조건으로 구체화하여 계산사례를 설정한다.
상위틀 선행형에서 프랑스 Andra는 SEN 및 SEA에서 정의된 상태를 계산조건, 모델 및 매개변수에 반영하여 정량평가를 수행한다. 미국 DOE/Sandia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특정 부지와 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조건을 고려하여 단순화된 범용 가정을 평가모델에 적용하였다. 진화경로형에서 핀란드 Posiva는 각 시나리오에 대해 참조·민감도·what-if 등의 계산사례를 설정하며, 스웨덴 SKB는 선정된 시나리오별 핵종이동, 선량 및 발생가능성 등을 분석하여 위험도 평가에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시나리오와 정량평가의 관계는 반드시 하나의 시나리오와 하나의 계산사례가 일대일로 대응하는 구조는 아니다. 하나의 시나리오에 여러 계산사례가 설정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모델·매개변수 불확실성, 민감도 또는 보수적인 조건을 별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시나리오와 계산사례의 개념적 역할을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하다.
4.4 FEP의 역할과 완전성 확인
FEP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기초정보로 활용되지만, 시나리오 구성과정에서의 역할은 동일하지 않다. 독일 GRS에서는 FEP가 인과관계를 추적하고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직접적인 입력으로 사용되는 반면, 스위스 Nagra와 일본 NUMO에서는 세부 FEP를 각각 Super-FEP로 그룹화하거나 I-FEP로 통합하여 이후의 영향분석과 시나리오 구성에 활용한다. 핀란드 Posiva와 스웨덴 SKB에서는 FEP가 처분시스템의 진화와 관련 현상을 분석하고 평가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로 활용되며, 특히 SKB의 추가 시나리오 선정에서는 안전기능과 안전기능지표가 보다 직접적인 기준으로 사용된다.
한편 FEP 목록은 시나리오를 도출하기 위한 입력뿐 아니라 평가대상에서 중요한 현상이 누락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스위스 Nagra는 OPA FEP 목록을 국제 FEP 목록과 대조하여 완전성을 확인하고, 이후 핵심 안전관련 현상, Super-FEP 및 평가사례가 OPA FEP 목록을 충분히 반영하는지도 추가로 점검하였다(Nagra, 2002b). 스웨덴 SKB 역시 국제 FEP 자료와의 대조를 수행하고, 각 FEP의 관련성 판단과 SR-Site에서의 처리 여부를 문서화하였다. 프랑스 Andra에서는 AQS와 SEA에서 고려한 상황을 국제 FEP 자료와 대조하여 누락 여부를 확인하였다. 반면 미국 DOE/Sandia의 범용 안전성사례에서는 예비적인 FEP 검토는 수행되었으나 시나리오 개발을 위한 정식 FEP 스크리닝은 수행되지 않았다.
여기서 완전성 확인(completeness checking)과 관련성 스크리닝(relevance screening)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완전성 확인은 시나리오 구성 및 평가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현상이 누락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인 반면, 관련성 스크리닝은 개별 FEP를 해당 처분시스템과 평가범위에 포함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FEP 목록의 구축, 관련성 판단, 다른 FEP 목록과의 대조 및 이후 평가결과와의 대응 확인은 프로그램에 따라 서로 다른 단계와 목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4.5 불확실성과 추적성
각 프로그램에서는 불확실성을 시나리오와 정량평가의 서로 다른 수준에서 반영한다. 본 연구에서 검토한 사례는 크게 ① 서로 다른 미래상태 또는 사건 전개를 별도의 시나리오로 구성하는 방식, ② 동일한 시나리오 또는 평가범위 내에서 모델·개념화·매개변수를 변화시키는 방식, ③ 보수적 또는 가상적인 조건을 별도의 평가사례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Table 2).
Table 2.
Examples of uncertainty treatment across disposal programs
첫 번째 방식에는 독일 GRS의 대안시나리오, 프랑스 Andra의 SEA, 일본 NUMO의 변동·저빈도사상 시나리오, 핀란드 Posiva의 변형·교란 시나리오 및 스웨덴 SKB의 추가 시나리오가 해당한다. 두 번째 방식에는 스위스 Nagra의 대안 실현 및 개념화·매개변수 변화와 프랑스 Andra 및 핀란드 Posiva의 민감도분석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 방식에는 스위스 Nagra와 핀란드 Posiva의 what-if 사례, 프랑스 Andra의 심각한 전반적 저하를 가정한 시나리오 및 스웨덴 SKB의 잔여 시나리오 등이 해당하며, 이러한 분석은 극단적 또는 저개연 조건에서 방벽기능과 처분시스템의 강건성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다만 이러한 구분은 각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불확실성 분류체계를 통합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시나리오 및 정량평가에 어떠한 수준과 방식으로 반영되는지를 비교하기 위한 본 연구의 분석적 구분이다.
추적성은 FEP의 식별과 선정·제외에서부터 시나리오의 도출·선정 및 정량평가 조건의 설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각 판단의 근거와 단계 간 연결관계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와 관련된다. 스위스 Nagra는 OPA FEP 목록과 핵심 안전관련 현상, Super-FEP, 평가사례 및 평가코드 사이의 대응을 여러 단계에서 점검하였고, 스웨덴 SKB는 각 FEP의 관련성 판단과 SR-Site에서의 처리 여부를 FEP 데이터베이스에 문서화하였다. 따라서 추적성은 특정 시나리오 구성방법에만 해당하는 특징이라기보다, FEP에서 시나리오와 정량평가에 이르는 판단근거를 검토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한 공통적인 문서화 요건으로 볼 수 있다.
5.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대표 적용사례
앞서 구분한 네 유형은 각국 처분 프로그램 전체를 하나의 방법으로 규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구성절차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특징을 구분한 것이다. 본 장에서는 각 유형의 특징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나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및 핀란드의 사례를 대상으로, FEP, 시스템 상태 및 진화에 관한 정보가 시나리오를 거쳐 정량평가를 위한 조건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5.1 독일: 인과추적형 중심
독일 GRS-525에서는 초기장벽과 이를 직접 변화시키는 초기 FEP를 출발점으로 관련 FEP의 원인과 후속영향을 추적하여 FEP 사슬을 구성하고, 여기에 핵종 동원·이송 관련 FEP와 특정 가정을 결합하여 기준시나리오와 대안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Mayer et al., 2019). 대안시나리오에는 불완전하게 밀봉된 과거 탐사시추공을 통한 유로 형성, 밀봉요소 내부의 우회수로 형성, 예상보다 심한 점토광물 변질, 밀봉구조물의 요구성능 미달, 부식 및 가스발생률 증가 등이 포함된다. 각 대안시나리오는 가능한 한 기준시나리오와 하나의 핵심요소에서 차이가 나도록 구성하여 변화요인과 그 영향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접근에서는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FEP의 양상, 범위 및 시간의존성을 모델 입력조건으로 구체화함으로써 정량평가와 연결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검토한 GRS-525/ANSICHT 문헌에서는 개별 FEP 사슬과 직접 대응하는 부지특정 계산사례 및 그 정량결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독일 사례는 FEP의 인과관계로부터 기준·대안시나리오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이를 정량평가 조건으로 연결하기 위한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5.2 스위스: FEP 그룹화·통합형 중심
스위스 Nagra에서는 세부 FEP를 Super-FEP로 그룹화하고, 관련 불확실성을 실현(realisation)과 평가사례로 구체화하여 모델 및 매개변수 변화에 따른 영향을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Nagra, 2002a, 2002b). 참조사례(Reference Case)를 기준으로 용기수명 단축, 오팔리누스 점토 내 지하수유량의 증가 또는 감소, 불리한 확산계수와 수착계수, 벤토나이트의 열적 변질 등이 별도의 평가사례로 검토되었다. 각 평가사례에서는 해당 불확실성을 모델의 개념화 또는 매개변수 값으로 구체화하였다. 예를 들어 지하수유량을 참조조건보다 10배 증가시키거나 확산계수를 불리하게 설정하여 그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범위를 벗어난 가상적 조건은 what-if 사례로 별도 평가하였다.참조사례에서 사용후핵연료의 최대 연간선량은 4.8×10-5 mSv/a였으며, 지하수유량을 10배 증가시킨 사례에서는 1.9×10-4 mSv/a로 계산되는 등 평가조건에 따른 영향을 정량적으로 비교하였다. Nagra에서는 이와 같이 FEP에서 식별된 현상과 불확실성을 Super-FEP와 평가사례를 통해 모델 및 매개변수 수준에서 정량화하였다.
5.3 프랑스: 상위틀 선행형 중심
프랑스 Andra에서는 SEN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대표하기 위해 폐기물 패키지 기능상실, 밀봉구조 기능상실 및 시추공에 의한 인간침입 등의 SEA를 분석하였다(Andra, 2005). 예를 들어 패키지 기능상실 시나리오는 제조결함이나 예상보다 빠른 부식 등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한 패키지 성능저하를 포괄하며, 경계적인 계산에서는 용기가 200년 후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밀봉구조 기능상실 시나리오에서는 수직갱·갱도·모듈 밀봉구조의 기능저하와 굴착손상영역을 통한 우회 이동경로 등을 고려하였고, 인간침입 시나리오에서는 시추공이 처분장 갱도 또는 모듈을 관통하는 상황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Andra는 안전기능의 저하를 대표하는 상황을 먼저 시나리오로 설정하고, 이를 경계조건과 모델조건으로 구체화하여 정량평가에 반영하였다. SEA의 계산결과는 0.25 mSv/yr를 하나의 참고기준으로 비교하되, 각 시나리오의 발생가능성과 적용된 가정의 보수성을 함께 고려하여 해석하였다. Andra의 경우 이처럼 안전기능 저하를 대표하는 상황을 SEA로 설정하고, 각 상황에 적합한 경계조건과 모델조건을 부여하여 정량평가에 반영하였다.
5.4 핀란드: 진화경로형 중심
핀란드 Posiva에서는 처분시스템의 장기진화를 기본·변형·교란 시나리오로 구성하고, 각 진화경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벽의 상태변화를 구체적인 계산사례로 설정하였다(Posiva Oy, 2012a, 2012b). 예를 들어 변형시나리오 VS1은 결함이 있는 캐니스터 주변에서 완충재의 결함이 확대되거나 성능이 저하되는 진화를 다루며, VS2는 저이온강도 빙하융수 등의 유입에 의해 완충재가 침식되고 이후 캐니스터가 부식으로 파손되는 진화를 다룬다. VS2-H1 계산사례에서는 빙하융수가 반복적으로 처분심도까지 도달하면서 완충재가 점진적으로 침식되고, 특정 처분공에서 캐니스터의 부식파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계산조건으로 구현하였다.
교란시나리오에서는 지진에 따른 암반 전단으로 캐니스터가 파손되는 경우도 평가하였다. 예를 들어 RS-DIL 계열에서는 큰 지진에 의해 캐니스터가 파손되는 동시에 완충재와 지권의 성능이 저하되는 조건을 고려하고, 지진의 발생가능성을 방출결과와 함께 평가하였다. 계산사례에는 캐니스터 파손의 위치·시점·개수와 지하수 조건 등이 반영되며, 10,000년까지는 선량을 평가하고 이후 장기에는 핵종별 방출률 제약과 비교하였다. Posiva에서는 처분시스템의 장기진화를 시나리오의 중심으로 두고, 방벽 상태와 사건의 시간적 전개를 구체적인 계산조건에 반영한다.
5.5 대표 적용사례의 비교
5.1~5.4절의 사례를 비교하면, 네 방법의 차이는 동일한 불확실성을 실제 평가조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Table 3). 독일에서는 특정 FEP의 양상을 변화시켜 기준시나리오와 구별되는 대안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스위스에서는 용기수명·유량·확산계수와 같은 불확실성을 평가사례의 개념화와 매개변수 변화로 반영한다. 프랑스에서는 밀봉구조나 폐기물 패키지의 기능저하 및 인간침입과 같은 대표 상황에 경계적인 조건을 부여하며, 핀란드에서는 완충재 침식, 캐니스터 부식 및 암반 전단과 같은 장기진화를 시나리오와 계산사례에 연결한다. 이러한 사례는 각 유형이 특정 국가에 배타적으로 적용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나리오 구성방식이 실제 안전성평가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이다.
Table 3.
Representative examples of scenario and calculation-case implementation
6. 국내 적용을 위한 개념적 검토
6.1 국내 적용을 위한 전제조건
국내에서는 특정 처분부지와 최종 처분개념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해외의 부지특정 안전성사례와 동일한 수준으로 시나리오와 계산조건을 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부지가 특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대표 모암과 처분개념, FEP 목록, 안전기능 및 장기 자연현상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시나리오 구성방법 자체를 개념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미국은 특정 부지를 전제하지 않은 범용 안전성사례에서 시나리오 클래스를 설정하였고(Freeze et al., 2013), 독일은 대표 모암과 처분개념을 가정하여 초기장벽과 FEP 사이의 인과관계를 검토하였다(Mayer et al., 2019). 일본 역시 부지선정 이전 조건에서 대표적인 지질환경과 처분시스템을 가정하여 안전성사례를 구축하였다(NUMO, 20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네 가지 방법 가운데 특정 방법을 국내 적용방법으로 선정하거나 상대적 우열을 평가하기보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검토 가능한 범위와 향후 시나리오 및 계산조건의 구체화를 위해 추가로 요구되는 정보를 구분하였다. 특히 부지선정 단계에 따라 시나리오 구성에 요구되는 정보와 규제적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과, 각 구성방법에서 지질·암반공학적 정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6.2 부지선정 단계에 따른 시나리오 구성과 규제적 고려
시나리오 구성은 장기 안전성평가에서 고려해야 할 미래상태와 사건 전개를 체계화하고 이를 정량평가 조건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Safety case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또한 FEP의 선정과 제외, 시나리오의 도출 및 선정, 계산조건의 설정에 관한 근거를 문서화함으로써 안전성평가의 완전성과 추적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시나리오에 요구되는 구체성의 수준은 처분사업의 단계와 가용 정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지선정 이전 단계에서는 부지특정 지질환경과 처분설계 정보가 제한되므로 개별 시나리오의 발생가능성이나 정량적 계산조건을 확정하기보다, 평가대상의 범위와 주요 FEP, 안전기능, 장기진화 및 잠재적인 교란상황을 체계적으로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대표 모암과 처분개념을 이용하여 시나리오 구성절차를 시험하고, 서로 다른 지질환경에서도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할 현상과 불확실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향후 부지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정보와 주요 불확실성을 식별함으로써 시나리오 분석을 조사·평가계획과 연계할 수 있다.
반면 부지선정 이후 단계에서는 실제 지질·암반·수리지질 자료와 처분설계 정보를 이용하여 FEP의 관련성과 발생양상을 구체화하고, 안전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시나리오별 초기조건·경계조건, 모델 및 매개변수를 설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시나리오의 선정 및 제외 근거와 계산사례와의 대응관계를 명확히 문서화하여 Safety case와 인허가 과정에서 평가범위의 적절성과 정량평가의 근거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지선정 전후의 차이는 적용 가능한 시나리오 구성방법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라기보다,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근거의 구체성과 정량화 수준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부지선정 이전에는 평가범위의 설정, 주요 현상과 불확실성의 식별 및 향후 조사정보의 도출에 상대적으로 중점을 두고, 부지선정 이후에는 부지특정 자료를 바탕으로 시나리오와 계산조건을 구체화하고 그 판단근거를 추적 가능하게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부지선정 단계에 따른 가용정보, 시나리오 구성, FEP의 역할, 정량평가 및 규제적 고려사항의 차이를 Table 4에 정리하였다.
Table 4.
Comparison of scenario development and information requirements before and after site selection.
6.3 구성방법 별 검토에 필요한 정보
국내에서 네 방법을 개념적으로 검토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현재 조건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는 Table 5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인과추적형은 대표 모암과 처분개념 및 방벽을 가정하면 FEP 사이의 원인과 후속영향을 추적할 수 있지만, 각 FEP의 발생가능성과 정량적 양상을 설정하려면 부지특정 정보가 필요하다. FEP 그룹화·통합형은 기존 국내 FEP 목록과 안전기능 또는 상태변수 사이의 관계를 이용하여 관련 FEP를 그룹화하거나 통합하는 과정을 시험할 수 있으나, 최종적인 그룹화 기준과 계산조건의 설정에는 구체적인 처분설계와 부지자료가 요구된다.
상위틀 선행형은 안전기능이나 평가해야 할 주요 상황을 먼저 설정하고 그 안에서 고려할 현상과 불확실성을 정리하는 수준까지 검토할 수 있다. 진화경로형은 국내에서 확보된 장기 자연현상 자료와 대표 지질환경을 이용하여 처분시스템이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양상을 개념적으로 기술할 수 있지만, 실제 시나리오와 계산사례를 구체화하려면 부지의 경계조건, 시간의존 매개변수 및 방벽성능에 관한 정보가 추가로 필요하다.
Table 5.
Information required and the extent to which each scenario construction method can be conceptually reviewed under current domestic conditions
6.4 시나리오 구성방법별 지질·암반공학적 역할과 차이
심층처분시스템에서 지질·암반환경은 처분장 주변의 초기조건이나 물성조건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시스템 진화와 안전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이다. 단층활동과 지진, 응력상태 및 그 변화, 균열의 발달·재활성화, 굴착에 따른 암반손상, 열적·역학적 변형 및 지하수유동 변화 등은 서로 연계되어 천연방벽과 공학적방벽의 상태를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핵종의 이동 및 격리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지질·암반공학적 조사와 해석 결과는 단순한 수치모델의 입력자료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발생 가능한 처분시스템의 변화와 안전기능 저하경로를 식별하고 이를 시나리오와 정량평가로 연결하기 위한 기초정보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질·암반공학적 정보의 역할은 시나리오 구성방법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인과추적형에서는 개별 지질·암반현상 사이의 원인과 후속영향을 구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단층활동이나 지진은 응력재배치와 기존 균열의 재활성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균열 개구와 연결성의 변화는 암반 투수성과 지하수유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암반변형이나 전단변위는 밀봉구조나 처분용기 등 공학적방벽의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개별 FEP 사이의 인과적 연결로 표현될 수 있으므로, 인과추적형에서는 현상의 발생원인, 상호작용 및 영향전달 경로를 규명하는 암반공학적 정보가 중요하게 활용된다.
FEP 그룹화·통합형에서는 개별 지질·암반현상을 독립적으로 추적하기보다, 관련 FEP를 공통적인 영향 또는 상태변수와의 관계에 따라 조직화하는 데 암반공학적 정보가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응력변화, 암반변형, 균열 발생, 굴착손상영역(EDZ)의 발달 및 수리적 특성 변화는 서로 연계된 THM 현상으로 그룹화하거나, 투수성·수두·응력·변위 등 주요 상태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통합하여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방법에서는 개별 현상의 인과경로뿐만 아니라 여러 지질·암반현상이 공통적인 상태변수와 시스템 거동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위틀 선행형에서는 안전기능이나 주요 평가상황이 먼저 설정되므로, 지질·암반현상은 이러한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원인 또는 특정 평가상황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단층변위에 따른 처분용기 손상, EDZ를 통한 우회 유로 형성, 암반변형에 따른 밀봉구조 성능저하 등은 개별 FEP의 조합 자체보다 격리, 밀봉 및 핵종이동 억제와 같은 안전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상위틀 선행형에서는 암반공학적 현상의 발생 여부뿐 아니라 해당 현상이 어떠한 안전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어느 수준에서 기능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가 중요하다.
진화경로형에서는 지질·암반환경의 변화를 처분시스템의 시간적 진화에 직접 포함한다. 처분장 건설에 따른 초기 응력재배치와 EDZ 형성, 폐기물의 열발생에 따른 열응력 및 암반변형, 장기적인 지하수 조건의 변화, 기후변화 및 빙하작용에 따른 응력·수리조건 변화, 단층활동과 지진에 따른 균열 재활성화 등은 발생시점과 지속기간을 고려하여 시스템 진화의 일부로 기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특정 현상의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언제 발생하고, 당시 방벽과 지질환경이 어떠한 상태이며, 이후 시스템 진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진화경로형에서는 시간의존적인 응력·변형·수리조건 및 방벽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장기 지질·암반공학적 정보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시나리오 구성방법에 따른 지질·암반공학적 주요 관점, 요구정보 및 시나리오 구성과 안전성평가에서의 역할을 Table 6에 종합하여 비교하였다.
Table 6.
Comparison of geological and rock-engineering roles among scenario-construction methods
이러한 방법론적 차이는 동일한 지질·암반현상을 시나리오에 반영하는 방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층활동은 인과추적형에서는 응력변화, 균열 재활성화, 투수성 변화 및 방벽 손상으로 이어지는 FEP 간 인과관계로 구조화할 수 있다. FEP 그룹화·통합형에서는 단층활동과 관련된 역학적·수리적 FEP를 그룹화하거나 통합하여 주요 상태변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할 수 있으며, 상위틀 선행형에서는 단층변위 또는 이에 따른 방벽 기능저하를 주요 평가상황으로 설정할 수 있다. 진화경로형에서는 단층활동의 발생시점과 당시의 처분시스템 및 방벽 상태를 고려하여 이후의 장기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즉, 동일한 지질현상이라도 구성방법에 따라 FEP 간 인과관계, 관련 영향의 통합, 안전기능 저하 또는 시간적 시스템 진화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구조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동일한 현장조사 및 실험자료도 시나리오 구성방법과 평가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 수행되는 지질조사, 암반역학시험, 현지응력 측정, 균열·단층 조사, 수리시험 및 지하수 모니터링 등의 결과는 각각 독립적인 부지특성 자료인 동시에 FEP의 발생양상, 상태변수의 범위, 안전기능 저하 가능성 및 장기진화 조건을 설정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층의 위치와 활동성 및 예상 변위는 단층 관련 FEP와 방벽 손상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현지응력과 암반변형 특성은 응력재배치와 굴착영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균열망의 분포와 연결성, EDZ의 범위 및 암반·균열의 수리특성은 잠재적인 지하수 이동경로와 그 시간적 변화를 평가하는 기초정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지조사 단계부터 조사·시험자료가 향후 어떠한 FEP, 상태변수 및 안전기능과 연결되고 시나리오와 정량평가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개별 조사결과를 단순한 모델 입력자료로 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부지특성화 결과와 장기 안전성평가 사이의 연결관계를 체계화한다는 측면에서 암반공학적 의미를 갖는다.
다만 현재와 같이 국내 처분부지가 특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개별 현상의 위치, 규모, 발생가능성 및 발생시점과 방벽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설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향후 부지가 구체화되면 단층의 위치와 활동성, 초기응력과 장기 응력변화, 균열망 및 EDZ의 공간분포, 암반·균열의 수리특성, 열·역학적 방벽 거동 등에 관한 부지특정 정보를 이용하여 FEP의 발생양상과 안전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보는 시나리오의 선정근거뿐만 아니라 초기·경계조건, 모델 및 매개변수 등의 정량평가 조건을 설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부지조사–암반공학적 해석–시나리오 구성–안전성평가 사이의 추적 가능한 연결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6.5 지질·암반환경 변화의 시나리오 구성 예시
앞 절에서 비교한 시나리오 구성방법별 지질·암반공학적 정보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단층활동을 예시로 검토하였다. 단층활동은 원인과 후속영향의 인과관계뿐 아니라 발생시점에 따른 시스템 상태변화를 함께 고려할 수 있어, 인과추적형과 진화경로형의 차이를 비교하기에 적합하다. 해외 사례에서는 지진이나 단층운동이 응력변화와 균열 재활성화를 유발하고, 이에 따른 암반의 수리특성 변화나 전단변위가 처분시스템의 장기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으로 고려된다(Mayer et al., 2019; Posiva Oy, 2012a).
인과추적형으로 검토할 경우에는 먼저 단층활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모암 또는 밀봉구조 등의 초기장벽 후보를 설정하고, 해당 장벽을 직접 변화시킬 수 있는 응력재배치나 균열 재활성화 등을 초기 FEP 후보로 검토할 수 있다. 이후 단층활동 등 이들 FEP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과 투수성·지하수유동 변화 등 후속영향을 단계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진화경로형에서는 동일한 현상을 장기적인 지질환경 변화의 일부로 포함하고, 발생시점의 처분시스템과 방벽 상태 및 안전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시간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 별도의 시나리오와 계산사례가 필요한 경우 이를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단층의 위치와 활동성, 응력상태, 예상 변위량, 균열망과 수리특성 등의 부지특정 정보가 추가로 필요하다. Fig. 7은 동일한 단층활동이 두 구성방법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뤄질 수 있음을 개념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특정 방법의 국내 적용을 제안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6.6 검토의 한계
본 장은 공개문헌에서 확인 가능한 해외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구성방법과 적용사례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조건에서 각 방법을 개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검토 가능한 범위를 정리한 것이다. 따라서 국내의 실제 부지자료를 이용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하거나 정량평가에 적용하여 타당성을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부지선정 전후의 규제적 고려사항은 해외 사례에서 확인된 일반적인 시나리오 구성과 Safety case의 특성을 바탕으로 개념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이는 국내 인허가체계에서 요구되는 구체적인 시나리오 개발이나 문서화 요건을 제안한 것이 아니며, 향후 국내 처분사업과 규제체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관련 요건과의 정합성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검토대상 프로그램은 작성시점, 사업단계, 모암, 처분개념 및 규제체계가 서로 다르며, 본 연구에서 제시한 네 유형 역시 각국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상호 배타적인 분류가 아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본 연구의 비교결과만으로 특정 방법의 우열이나 국내 적용 적합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향후 확보되는 국내 지질환경 및 처분설계 자료와 안전성평가·규제요건을 바탕으로 시나리오의 범위와 계산조건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7.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일본, 핀란드, 스웨덴 및 미국의 주요 심층처분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나리오 구성의 시작점, 시나리오 도출과정, 도출 시나리오 및 정량평가로의 구현방식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적용을 위한 개념적 검토를 수행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별 시나리오 구성절차의 차이는 FEP 목록의 규모나 시나리오 명칭 자체보다 시나리오 구성을 무엇에서 시작하고, 관련 정보를 어떠한 방식으로 조직화하여 시나리오와 정량평가로 연결하는지에서 보다 명확하게 나타났다. 비교결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절차적 특징을 인과추적형, FEP 그룹화·통합형, 상위틀 선행형 및 진화경로형의 네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들 유형은 각국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분류나 상호 배타적인 방법을 의미하지 않으며, 실제 프로그램에서는 둘 이상의 특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둘째, FEP의 역할 역시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FEP는 인과관계 추적과 시나리오 구성의 직접적인 입력으로 사용되거나, 관련 현상의 그룹화·통합, 처분시스템의 진화분석, 평가 관련성 판단 및 고려대상의 누락 여부 확인 등에 활용되었다. 따라서 FEP와 시나리오의 관계를 비교할 때에는 개별 FEP의 수나 명칭보다는 FEP가 시나리오 구성과 정량평가 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과 적용단계를 구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에서는 처분부지와 최종 처분개념이 확정되지 않은 현재 조건에서도 대표 모암과 처분개념, FEP 목록, 안전기능 및 장기 자연현상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각 구성방법의 주요 절차를 개념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부지특정 및 자료 확보 이전에는 평가범위와 주요 현상·불확실성을 식별하고 향후 조사에서 확보해야 할 정보를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둘 수 있으며, 부지특정 및 자료 확보 이후에는 실제 지질·암반·수리지질 및 처분설계 자료를 이용하여 FEP의 발생양상과 안전기능에 대한 영향을 구체화하고 시나리오별 초기·경계조건, 모델 및 매개변수를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부지특정 및 자료 확보 전후의 차이는 적용 가능한 구성방법의 변화라기보다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근거의 구체성과 정량화 수준이 증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지질·암반공학적 정보는 단순한 정량모델의 입력자료를 넘어 시나리오 구성과 장기 안전성평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단층활동, 응력변화, 균열 재활성화, 굴착손상 및 지하수유동 변화와 같은 현상은 인과추적형에서는 FEP 간 원인과 후속영향으로, FEP 그룹화·통합형에서는 관련 현상과 상태변수의 변화로, 상위틀 선행형에서는 안전기능 저하와 평가상황을 구체화하는 조건으로, 진화경로형에서는 시간에 따른 처분시스템의 상태변화로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부지조사 및 암반공학적 자료도 적용하는 시나리오 구성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부지조사–암반공학적 해석–시나리오 구성–안전성평가 사이의 연결관계를 체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층활동을 대상으로 한 개념적 검토에서도 인과관계 중심의 접근과 시간적 진화 중심의 접근에 따라 동일한 지질현상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네 유형은 해외 프로그램의 절차적 특징을 비교하기 위한 분석적 구분이며, 특정 방법의 국내 적합성이나 우열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적용을 위해서는 향후 확보되는 부지특정 지질·암반·수리지질 자료와 처분설계 정보, 안전성평가 및 규제요건을 바탕으로 FEP의 발생양상과 시나리오별 계산조건을 구체화하고, 그 판단근거와 연결관계를 추적 가능하게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나리오 구성방법의 비교결과를 향후 국내 심층처분 부지특성화와 safety case 구축을 연계하기 위한 방법론적 기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