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SGES 기술
3. 해외 SGES 활용 사례
4. 국내 광산 수갱 활용 시 U-SGES 에너지저장용량 평가
4.1 U-SGES 저장용량 수식 유도
4.2 U-SGES 저장용량 인자 설정
4.3 U-SGES 저장용량 평가 결과
5. 결 론
1. 서 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무탄소에너지(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발전 비중 확대에 따라, 생산시점과 수요시점의 시간차가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ESS는 저장 방식에 따라 기계적(mechanical), 전기화학적(electrochemical), 화학적(chemical), 열적(thermal), 전기적(electrical) 저장으로 분류되며, 여러 ESS를 통합하여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키는 하이브리드(hybrid) 방식도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Abo-Khalil et al., 2023)(Table 1).
Table 1.
Classification of energy storage form and technology
Energy storage form | Energy storage technology | Ref. |
Mechanical |
∙ Kinetic energy storage (Flywheel energy storage) ∙ Elastic energy storage (Traditional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Advanced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Liquid air energy storage) ∙ Gravitational potential energy storage (Pumped hydro energy storage, Solid gravity energy storage) | ∙ Tong et al., 2022 |
Electrochemical |
∙ Lithium-ion battery, Lead-acid battery, Lead-carbon battery, Sodium-ion battery, Sodium-sulfur battery, Potassium-ion battery, Aluminum-ion battery, Solid-state battery, Nickel-cadmium battery, Metal air battery, Paper battery, Flexible battery ∙ Flow battery (Vanadium redox, Zinc-bromine, Polysulfide bromide) |
∙ Mitali et al., 2022 ∙ Tong et al., 2022 |
Chemical |
∙ Hydrogen energy storage (Compressed gas, Liquefied gas, Metal hydrides, Carbon nanostructures) ∙ SNG (Synthetic Natural Gas) ∙ Solar fuel | ∙ Mitali et al., 2022 |
Thermal |
∙ Sensible heat storage (Molten salt energy storage, Borehole thermal energy storage) ∙ Latent heat storage (PCMs (Phase Change Materials)), ∙ Thermochemical storage, PTES (Pumped Thermal Energy Storage) |
∙ Aneke and Wang, 2016 ∙ Mitali et al., 2022 |
Electric |
∙ Superconducting energy storage ∙ Supercapacitor energy storage | ∙ Tong et al., 2022 |
Hybrid | ∙ Integrates several ESS to exploit their complementing properties, enhancing overall system performance | ∙ Abo-Khalil et al., 2023 |
국내에서는 높은 왕복효율(Round-Trip Efficiency, RTE)과 빠른 응답성으로 전기화학적 저장 방식인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BESS)를 계통 안정화 ESS로 채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효율 향상 및 계통연계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Woo et al., 2020, Cho et al., 2020, Park and Park, 2022, Jung et al., 2024, Kim et al., 2024). 그러나, BESS는 누적 화재 사고 건수가 51건(NFA, 2025)에 이르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인근의 대규모 BESS 설비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양극재 및 음극재와 같은 핵심광물의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존재하며, 반복적인 충·방전 과정에서는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화학적 변화에 따라 저장용량이 점차 감소하는 열화(degradation) 현상이 발생한다. 초기 저장용량의 약 80% 이하로 저하된 시점을 배터리 수명의 임계점으로 간주하며(Jacob et al., 2020), 이 시점에서 배터리 교체 필요성은 폐배터리의 발생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와 같은 BESS의 안전성, 공급망 리스크, 폐배터리 측면에서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ESS 기술들이 제안되고 있다.
기존 BESS급 성능에 상응하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ESS 기술을 탐색하고자, 문헌조사를 통해 현재 제안된 ESS 기술들의 장단점, 수명, 왕복효율, 저장용량, 저장비용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 ESS 기술 개발에는 각 성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역시 필요하므로, ESS 기술들의 성능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왕복효율이 80% 이상으로 BESS급의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으며, 30년 이상의 긴 수명을 지니고, 저장용량이 20 MWh 이상이면서 화학적인 저장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의 위험이 없는 기술은 중력에너지저장(Gravity Energy Storage, GES)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 2.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Lifetime, Round-Trip Efficiency, Storage Capacity, LCOS (Levelized Cost of Storage) of ESSs
ESS | Advantage | Disadvantage |
Lifetime (years) |
Round-Trip Efficiency (%) |
Storage Capacity (MWh) |
LCOS ($/MWh) | Ref. | |
BESS | Lithium-ion |
∙ High density ∙ High efficiency |
∙ High manufacturing cost ∙ Special circuit required for charging ∙ Short lifetime ∙ Waste battery ∙ Requirement of a battery management system | 10 | 85~97 | 10 | 314 |
∙ Amir et al., 2023 ∙ Li et al., 2023 ∙ Dormoy et al., 2024 ∙ Enel, 2024 |
Flow | 5~20 | 65~80 | 5.5 | 160 | ||||
Lead-acid | 5~10 | 75~90 | 40 | 420 | ||||
Thermal energy storage | 1)PTES |
∙ Abundant and economical ∙ Low cost ∙ Cheap storage fluid |
∙ Overall low efficiency and lifetime ∙ High losses at high temperature ∙ Dependence on the properties of the storage medium ∙ High losses at high temperature | 15~20 | 60 | 0.05 | 130 |
∙ Luerssen et al., 2020 ∙ Tian and Xi, 2022 ∙ Martinek et al., 2022 ∙ Mulder and Klein, 2024 |
Mechanical energy storage | Flywheel |
∙ Less overall cost ∙ Fast response ∙ Short recharge time |
∙ High self-discharge ∙ Mechanical stress ∙ Potentially hazardous failure modes | 15~20 | 85 | 5 | 146 | ∙ Rahman et al., 2021 |
2)CAES (Above ground) |
∙ Sustainability ∙ Low maintenance |
∙ Need gas-based fuel ∙ Low energy density ∙ Low round-trip efficiency | 20~40 | 55~75 | 0.1 | 192 |
∙ Jülch, 2016 ∙ Bazdar et al., 2022 ∙ Dormoy et al., 2024 | |
CAES (Under ground) | 30~40 | 55~75 | 600~3000 | 80~270 | ||||
GES | PHES |
∙ High capacity ∙ High efficiency |
∙ Poor geographical adaptability ∙ Water required ∙ Natural water evaporation | 30~60 | 60~85 | 500~8000 | 200~500 |
∙ Botha and kamper, 2019 ∙ Schmidt et al., 2019 ∙ Dormoy et al., 2024 ∙ Mulder and Klein, 2024 |
U-PHES |
∙ High capacity ∙ High efficiency ∙ Low energy storage costs ∙ Easy integration with other ESS | ∙ Water required | 40~80 | 80+ | 1752+ | 530 |
∙ Huynen, 2018 ∙ Chen et al., 2023 ∙ Lalanne and Byrne, 2019 ∙ Menéndez et al., 2020 | |
U-SGES (Using mine shaft) |
∙ High capacity ∙ High efficiency ∙ High effective height ∙ Low energy storage costs ∙ Easy integration with other ESS ∙ Quick response |
∙ Poor geographical adaptability ∙ Poor mine stability | 100+ | 80 |
20+ (each) | 171 |
∙ Tong et al., 2022 ∙ Hunt et al., 2023 ∙ Gravitricity, 2024b | |
Gravity well |
∙ Added benefit of avoiding well closure costs ∙ High efficiency |
∙ Requires an array of out of-service oil wells ∙ Wire rope bending and tensile stresses and material life have yet to be field validated | 30 | 80 |
0.04~0.5 (per well) | 63 | ∙ RENEWELL, 2025 | |
3)T-SGES |
∙ Good geographical adaptability ∙ Good scalability |
∙ Low utilization of heavy objects ∙ Low effective height | 30~40 | 90 | 20~80 | 50 | ∙ Tong et al., 2022 | |
4)LEM SGES (Surface type) |
∙ Low effective height ∙ Poor economic performance | 50 | 81 |
0.136 (10 pistons) | 137.2 |
∙ Tong et al., 2022 ∙ Botha et al., 2021 | ||
5)MM-SGES |
∙ Safe and reliable ∙ Low cost of weight |
∙ Poor geographical adaptability ∙ Requires railroad tracks and mine cars ∙ Large area occupied, Effective height ∙ Friction loss | 40+ | 78+ |
6.25(small) 240,000(wide) | 172 |
∙ Cava et al., 2016 ∙ AlZohbi, 2023 ∙ Tong et al., 2022 | |
6)MC-SGES |
∙ High carrier utilization rate ∙ Low cost of weight |
∙ Poor geographical adaptability ∙ Friction loss | 40 | 85 | 20 | 50~100 |
∙ Hunt et al., 2020 ∙ Tong et al., 2022 ∙ AlZohbi, 2023 | |
7)P-SGES | ∙ Quick response | ∙ Water required | 60 | 75~80 | 1~20 | 26~173 |
∙ Tong et al., 2022 ∙ Gravity power, 2025 |
중력에너지저장은 중력장(gravitational field)에서 무거운 물체를 수직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전기를 저장하거나 방출하는 기술이다. 잉여전력으로 물체를 들어올려 위치에너지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물체의 위치를 낮추어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원리이다(Tong et al., 2022). 무거운 물체로 물을 이용하는 경우 양수발전(Pumped Hydro Energy Storage, PHES), 고체(중량물)를 이용하는 경우 고체 중력에너지저장(Solid GES, SGES)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SGES를 GES로 통칭하여 사용하고 있다.
GES 중, PHES는 상부 및 하부 저수지를 위한 넓은 면적의 토지를 필요로 하며(Gimeno-Gutiérrez and Lacal-Arantegui, 2013) 물이 없는 곳에서는 설치가 어렵다는 단점을 지닌다. 또한, 물을 저수하기 위한 댐 건설과정이 환경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며(Ardizzon et al., 2014), 운영 중 증발로 인해 저장용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단점도 있다(Mihai et al., 2024). 이를 보완하고자 제안된 U-PHES (Underground PHES)는 댐을 이용해 물을 가두지 않고 광산 등 기존 지하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U-PHES는 PHES와 비교해 수명이 약 20년 길고, 저장용량이 약 3배 이상 크다는 장점이 있으나 여전히 물이 없는 곳에선 활용이 어렵다. 반면, SGES는 물이 없는 곳에서도 활용 가능하며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연성(flexible), 규모 및 고도차를 조절할 수 있는 확장가능성(scalable), 80~90% 이상의 높은 효율성(efficiency),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여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지속가능성(sustainable),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성(safety), 50년 이상의 긴 수명을 갖는 내구성(durable), 토지 사용량이 적어 경제적(economical)이라는 특징을 가진다(Tong et al., 2022, CNTY, 2025)(Table 3). 또한, 깊이, 중량물 개수, 부지 크기 등을 조정하여 목표한 용량만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ESS로의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3.
Advantages of SGES (modified from Tong et al., 2022, CNTY, 2025)
SGES는 중량물이 이동할 수 있는 수직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새로운 수직공간의 굴착과 건설은 비경제적이기 때문에(Morstyn et al., 2019) 기존 터널 인프라와 다양한 규모의 지하공간이 존재하는 국내 광산이 적합한 후보지로 평가될 수 있다. 국내 광산업은 열악한 광산 작업 환경과 채굴 활동의 위험으로 꾸준히 감소하여 총 5,137개(금속 광산 2,225개, 비금속 광산 2,473개, 석탄 광산 439개(Open data portal, 2025)의 광산을 남겼으나 지하공간 활용도는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광산의 수직갱도(수갱)를 U-SGES (Underground SGES)로 활용한다면, ESS의 지하화를 통해 지표 점유 면적 및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여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청정에너지 산업과 폐광지역을 연계한 지하공간의 지속적 활용으로 지역사회의 부흥과 상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에서는 여러 SGES 기술과 해외 사례를 분석하여 도출한 U-SGES 기술의 국내 광산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규격의 케이블 직경과 권양기 출력을 조합하여 저장용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광산 조건에서 저장용량을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를 통해, 향후 국내 광산의 U-SGES 활용을 위한 암반 안정성 검토 및 실증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2. SGES 기술
Fig. 1은 다양한 SGES 기술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Shaft SGES (S-SGES)는 지하 수직공간 내에서 모터와 로프로 중량물(weight)을 들어 올려 전기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변환한다(Fig. 1(a)). 이 원리를 광산에 적용하여 암석, 모래, 철 등을 중량물로 사용하는 기술을 U-SGES (Underground SGES)이라고 한다(Hunt et al., 2023). Fig. 1(b)는 광산 내부에 모래를 채워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을 보여주며, 잉여전력으로 광산 내의 모래를 수갱 주변에 쌓아 올렸다가 필요시 모래를 내려 전기를 생산한다. 충전 상태에서는 광산 내 모래가 모두 비워져 있으며 방전 상태에서는 모래가 채워져 있다. 유사한 원리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위해 사용되었던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Gravity Well도 있다. Gravity Well은 전기 그리드에 연결된 시추공에서 피스톤(piston) 추를 상하로 이동시켜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기술이다(Artusi et al., 2023).

Fig. 1.
Schematic diagrams of various Solid Gravity Energy Storage (SGES) methods proposed by: (a) Gravitricity, (b) Hunt et al.(2023), (c) Energy Vault, (d) Botha and Kamper(2019), (e) Advanced Rail Energy Storage, (f) Hunt et al.(2020), (g) Gravity Power, (h) Emrani et al.(2021), and (i) Berrada et al.(2017)
Tower SGES (T-SGES)는 콘크리트 블록(brick)을 다른 벽돌 위로 쌓아 올려 높은 탑을 건설하고, 이 고도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이다(Fig. 1(c)). 잉여전력으로 바깥쪽 탑의 벽돌을 안쪽 탑으로 옮겨 쌓을수록 높이가 증가해 위치에너지로 저장되며, 다시 안쪽 탑에서 바깥쪽 탑으로 블록을 내리면 모터가 구동되어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Wu et al., 2022). 그러나 T-SGES의 경우, 상부와 하부 저장소 간의 고도 차이가 작아 에너지저장용량이 제한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콘크리트가 부식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Hunt et al., 2023).
Linear electric machine-based SGES (LEM-SGES)는 효율성과 안정성 향상을 위해 수직 가이드 장치 내부에 피스톤 추, 선형 모터, 제동 장치를 배치하여 로프와 같은 변환 기구 없이도 가이드 레일이 물체를 직접 들어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기술이다(Fig. 1(d)). 잉여전력을 이용해 선형 모터를 구동하면 피스톤 추가 하부에서 상부로 이동되며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Botha and Kamper, 2019).
Mountain mine-car SGES (MM-SGES)는 중량물을 담은 광산차량(광차)을 상부와 하부 저장소 사이에서 이동시키며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이다(Fig. 1(e)). 잉여전력으로 모터를 가동하면 광차가 레일을 따라 하부에서 상부로 올라가 위치에너지로 저장되며, 필요시 광차를 내리면 레일을 통해 모터가 회전되어 전기로 변환된다. 이 기술은 산 경사면이나 미사용 광산 부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대신 경사면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개선된 기술이다(Kavoosi and Hagh, 2025). 기존 광산 인프라를 이용하므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광산자재를 중량물로 이용할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ARES, 2025). 하지만, 레일을 통한 이동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왕복효율이 저하되며,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선 레일의 길이를 늘리거나 6~25° 사이에서 경사도 조절이 필요하다(Tong et al., 2022).
Mountain cable-car SGES (MC-SGES)는 가파른 경사, 협곡 절벽, 경사진 광산 동굴에서도 중량물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기술이다(Fig. 1(f)). MM-SGES와 유사한 원리로 상단과 하단 사이에서 물체 운반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며 무거운 하중을 버틸 수 있는 케이블이 필요하다(Tong et al., 2022).
Piston SGES (P-SGES)는 기계적 에너지저장 방식에 수력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Kavoosi and Hagh, 2025). 지면 아래에 밀폐 용기를 배치하며, 용기 내부에서 물과 피스톤 추의 이동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Fig. 1(g)). 잉여전력을 사용하여 펌프터빈(pump-turbine)을 돌리면, 파이프를 통해 아래쪽으로 보내진 물이 피스톤 추를 들어올린다. 다시 전기가 필요할 때 피스톤 추를 떨어뜨리면, 파이프를 통해 위로 올라간 물이 펌프터빈을 돌려 전기로 변환된다(Amir et al., 2023).
Rope-hoisting piston SGES (RP-SGES)는 P-SGES보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제안된 기술이다(Emrani et al., 2021). 물의 흐름으로 피스톤 추를 들어올리는 동시에 상부의 모터가 로프를 끌어올리며, 전기가 부족할 경우 로프를 풀고 피스톤 추를 떨어뜨리면 펌프터빈과 모터에서 전기가 생산된다(Fig. 1(h)).
Compressed air piston SGES (CAP-SGES)는 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장비인 공기 압축기(compressor)와 고압의 공기를 저장하는 용기(vessel)를 추가하여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기술이다(Berrada et al., 2017). 물이 피스톤 추를 들어올리면 피스톤 추 상부의 고압 공기가 압축되며, 전기에너지가 위치에너지와 탄성에너지로 변환되어 저장된다. 전기 수요가 증가하면 피스톤 추를 떨어뜨리고 동시에 공기가 팽창하여 물을 밀어내며 물 흐름에 의해 펌프터빈이 구동되어 전기가 생산된다(Fig. 1(i)).
다양한 SGES 방식은 유체의 유무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분류되기도 하며(Botha and Kamper, 2019), 기존 구조물의 활용 여부에 따라 기존 높이 차이(existing height difference)를 이용하는 기술과 새롭게 조성하여 존재하지 않던 높이 차이(non-existing height difference)를 이용하는 기술로 분류되기도 한다(Hunt et al., 2024). 기술 분류 기준이 다양하고 파생 기술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의 분류표로 정리하였다(Table 4).
Table 4.
Classification of SGES based on the presence or absence of fluid and the use of existing altitude
3. 해외 SGES 활용 사례
Fig. 2는 10년(2015~2024년)간 SGES와 관련된 기술 개발(특허) 및 논문 추이를 분석한 그림이다. 특허분석을 이용한 기술 동향 분석은 기술의 변화과정 및 발전방향 파악, 새로운 연구개발 분야의 탐색, 신기술 창출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Hall et al., 1984, Lee et al., 2011, Tseng et al., 2011). 최초 발명시기로부터 특허 출원(filing) 및 등록(grant)까지의 시간적 간극이 존재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분석대상 기술의 진화과정을 파악하고 발전방향을 추론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되고 있다(Park and Jun, 2012). 본 논문에서 특허는 Google patents에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출원 및 등록된 특허 수를 분석하였으며, 논문은 국제 학술연구 데이터베이스 Web of Science (WoS)에서 수집한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지난 10년간 SGES 관련 특허 및 논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1년부터 학계와 산업계 모두 급격한 증가폭을 보인다. 2024년에 들어서 출원의 수는 감소하지만, 아이디어가 기존에 다수 제출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되며 등록되는 특허와 논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SGES 기술 동향에 맞추어 영국, 핀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 여러 해외 국가들도 기술 개발 및 실증을 하고 있다.
영국은 산업 혁명 태동 이후 대대적으로 굴착한 탄광과 수갱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에너지저장 스타트업 Gravitricity는 이러한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Gravitricity는 크레인이나 권양기로 중량물을 공중에 매달아 에너지를 저장하는 개념을 처음 제안하였으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SGES 장치(GraviStore)를 설계하는 등 세계적인 선두 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Gravitricity는 2021년부터 250 kW급의 저장용량을 갖춘 T-SGES 파일럿 플랜트를 스코틀랜드의 Edinburgh주 Leith 항구에 건설하고 실증 중에 있다(Gravitricity, 2024a)(Fig. 3(a)). Gravitricity의 SGES 장치를 활용해 영국 Midlands 탄광의 에너지저장용량을 평가하는 연구도 수행되었다. 3,000 톤의 중량물을 이용했을 때 1 MWh 이상의 저장용량을 갖는 수갱 340개를 대상으로 하여 총 0.804 GWh의 전력이 저장 가능하다고 평가했다(Morstyn et al., 2019).

Fig. 3.
Schematic photos of various SGES projects (Gravitricity, 2024a, Callio, 2024, Energy Vault, 2024a, AMUSINGPLANET, 2024, Energy Vault, 2024b, ARES, 2025, Energy Vault, 2025b)
핀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깊은 Pyhäsalmi 비금속 광산(깊이 1,445 m)을 보유하고 있으며, 광산 재생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사회가 설립한 Callio Pyhäjärvi와 Gravitricity가 협력하여 U-SGES 저장소를 건설하고 있다(Fig. 3(b)). 두 기관은 530 m 깊이의 수갱에 무거운 중량물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2 MW의 저장용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Callio, 2024).
스위스의 스타트업 Energy Vault는 중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배터리 및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저장 사업을 시도하였으며, 2019년부터 자국 Arbedo-Castione에 Energy Vault R&D 센터를 설립하여 SGES 장치와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VAULT- BIDDERTM, VAULT-MANAGERTM, VAULT-OSTM)개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Energy Vault, 2025a)(Fig. 3(c)).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는 ESS의 실시간 모니터링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분석하고, 시각화하여 장치 유지보수 및 확장과 관련된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운영 제어 기능으로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고, 최적화된 조합 및 분산 운영을 자동화하여 효율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2026년 말 폐광 예정인 Nuraxi Figus 탄광에 Energy Vault와 석탄 채굴 회사 Carbosulcis S.p.A.가 100 MW 규모의 하이브리드 SGES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Fig. 3(d)). U-SGES 기술(20 MW)과 BESS 기술(80 MW)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ESS를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와 같이 500 m 광산 수갱 내에 배치할 계획이다(ETN, 2024).
중국은 첫 번째 SGES 프로젝트인 EVx™을 장쑤성 루동(Rudong)의 풍력발전소 및 국가 전력망(national grid)에 인접하여 건설 중이다(Fig. 3(e)). 25 MW/100 MWh SGES는 4시간 동안 운영 가능하며, 35년을 예상 운영 수명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80%를 초과하는 왕복효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Energy Vault, 2024a).
미국은 다양한 SGES 아이디어의 도입과 시도가 이루어진 국가이다. SGES 스타트업 Gravity Power는 PHES에서 착안하여, 피스톤 추를 이용해 중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터빈에 전달하는 아이디어(P-SGES)를 특허로 등록한 바 있다. 또한,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IIASA (International Institute for Applied Systems Analysis)는 Mountain gravity energy storage (MGES, MC- SGES)와 Advanced rail energy storage (ARES, MM-SGES)를 제안한 바 있다. 이 아이디어들을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Tehachapi에서 파일럿 플랜트 규모로 실증하였으며(Fig. 3(f)), 현재 네바다 주의 Pahrump에서 50 MWh 급 규모의 상업용 에너지저장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Liu et al., 2023)(Fig. 3(g)).
텍사스 주에는 Energy Vault가 SGES 연구를 위해, Solution Excellence Center (SEC)를 건설 중에 있다(Energy Vault, 2024b). 이 연구시설은 태양광을 발전원으로 60 m 높이의 SGES (EVxTM, EVyTM), 대규모 PHES (EVcTM, EVOTM), BESS (B-VAULTTM)로 구성되며, 5가지의 다른 기술들을 최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계획이다(Fig. 3(h)). 광산의 수갱을 이용한 U-SGES 저장용량 평가 연구도 이루어졌다.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탄광을 대상으로 U-SGES에 적합한 탄광들을 선택하여 U-SGES만 사용할 경우, LEM-SGES와 함께 사용할 경우, CAES와 함께 사용할 경우, 이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여 에너지저장용량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해 55 MWh, 73 MWh, 68 MWh의 전력이 저장 가능하다고 평가되었다(Lienau, 2023).
4. 국내 광산 수갱 활용 시 U-SGES 에너지저장용량 평가
4.1 U-SGES 저장용량 수식 유도
본 연구에서는 국내 광산 수갱에 U-SGES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저장용량을 평가하기 위해, Emrani et al.(2021)이 제안한 RP-SGES 기술을 광산 수갱에 적용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광산 수갱을 활용한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 기획 연구’ 보고서에 제시된 식과 문헌조사를 통해 수집한 56개의 수갱 데이터를 활용하여 에너지저장용량을 산출하였다.
U-SGES 시설에 피스톤 추를 이용할 경우, 에너지저장용량은 식 (1)과 같이 위치에너지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𝜂는 왕복효율(%), 은 수갱 내 중량물의 무게(), 는 실제 추가 움직일 수 있는 유효거리(는 수갱 깊이, 는 추의 높이()), 는 중력가속도()이다. 식 (1)에 의해 무게와 유효거리가 U-SGES 시설의 에너지저장용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추의 크기와 재료의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추의 단면적은 수갱의 단면적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추의 높이가 추의 무게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때, 추의 높이에는 다음과 같은 제한조건이 있고 각각 식 (2), (3)을 통해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KIGAM, 2022).
1) 추의 이동에 필요한 출력은 권양기의 모터 출력 성능보다 클 수 없다.
2) 추의 이동에 따라 발생하는 하중은 케이블의 최소 파단 하중보다 클 수 없다.
여기서, 𝜌는 추의 밀도(), 는 추의 직경(), 은 권양기의 개수, 은 케이블의 단위중량(), 은 케이블의 길이(), 는 특정시간 t에서 케이블의 가속도(), 은 특정 시간 t에서 권양기의 권양속도(), (horsepower)는 권양기 모터의 출력(W), (minimum breaking force of cable)는 케이블의 최소 인장강도(), t는 초 단위의 특정 시간()이다.
위 식 (2), (3)에서 우변은 선형식, 좌변은 시간 t에 의존적인 비선형식으로 두 식을 성립시키기 위해 좌변을 선형화할 필요가 있다. 선형화를 위해 공통적인 부분을 로 고정하여 시간에 따라 케이블 길이가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가정으로 계산할 경우, 추의 무게가 비교적 작게 설정되며 추 이동 시 케이블 및 권양기가 과도한 무게로 파손되는 것을 방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KIGAM, 2022).
식 (2)에서는 케이블의 단위중량을 최대로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최대속도(Maximum Velocity, )가 아닌 평균속도()를 사용하였다. 평균속도는 Fig. 4의 속도-시간의 그래프로 설명할 수 있다. Fig. 4와 같이 추가 수갱 바닥의 정지상태에서 최대속도에 도달한 후, 다시 수갱 입구에 도달하기 전에 감속하여 정지할 때까지의 추의 총이동시간을 라 한다. 수갱 바닥부터 최대속도에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과 감속구간에서 걸리는 시간을 각각 라 할 때, 추가 움직이는 유효거리는 식 (4)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식 (5)는 추의 총이동거리를 총이동시간으로 나누어 평균속도를 유도한 식이다.
여기서, 는 권양기의 평균속도(), 는 추의 총이동시간(), 는 최대속도에 도달까지 걸리는 시간 및 감속구간에서 걸리는 시간(), 는 초기속도에서 목표속도 도달에 걸리는 시간의 비율이다.
식 (3)에서는 케이블이 파단될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케이블을 최대 길이로 설정하고, 추 이동 시 초기속도(0 )에서 최대속도()에 이를 때까지의 가속도와 중력가속도가 더해진 최대가속도()를 가진다고 가정하였다. 이 경우, 추의 무게가 어떤 값이든 케이블에 가해지는 무게가 최대가 되고 이를 버틸 경우 케이블이 파단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판단할 수 있다(KIGAM, 2022). 은 식 (6)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 은 권양기가 최대속도에 이를 때까지의 가속도(), 는 수갱 바닥에서 초기속도(0 )이다.
식 (4)를 로 정리하면 식 (7)과 같고, 식 (6)에 대입하면 식 (8)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에서 추의 높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수갱 깊이()로 고정할 수 있다(KIGAM, 2022).
위와 같은 가정들을 통해 시간 의존적인 와 대신 평균속도와 최대가속도를 사용하여 식 (2)를 식 (9)로, 식 (3)은 식 (10)으로 선형화할 수 있고, U-SGES에 이용가능한 추의 최대 높이를 결정할 수 있다.
식 (9), (10)을 고려해 이용가능한 중량물의 최대 높이가 결정되면, 이를 이용해 저장용량을 계산할 수 있다. 식 (1)에서 수갱 내 중량물의 무게(m)는 추와 케이블을 합한 무게이며, 평균속도로 고려하였으므로 추가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케이블 무게도 평균 무게로 산정된다.
식 (1)에 추의 총이동시간 를 나누어 식 (11)과 같이 평균 출력을 산정하였다(KIGAM, 2022).
4.2 U-SGES 저장용량 인자 설정
권양기 출력과 케이블 직경 중 어느 것이 저장용량에 더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1) 3가지 케이블 직경에 따른 최대 중량물 무게, 2) 3가지의 권양기 출력과 3가지 케이블 직경 조합(9가지)에 따른 최대 중량물 무게를 계산하였다.
수백 톤 이상의 중량물을 들어 올릴 때는 여러 대의 권양기를 조합해야 하므로(Qiu et al., 2024) 4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기존의 광석 운반용 권양기는 수백 톤 이상의 무거운 중량물을 운반하는 용도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재 하중(payload)이 크지 않다. 따라서 U-SGES 적용을 위해서는 추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면서, 수갱 깊이에 맞는 인양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권양기는 단순히 외부 동력으로 하중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구조이지만, U-SGES에서는 하중을 내릴 때 발전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터-드라이브 시스템이 필요하며 Gravitricity는 이러한 시스템 개발을 위해 2년간 실증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권양기 출력 설정을 위해 스위스 회사 ABB의 권양기 제품을 참고하여 2,500 kW, 5,600 kW, 7,700 kW의 출력을 설정하였다(ABB, 2025). 식 (9)에 따르면 권양기를 에너지저장 용도로 사용할 경우 권양속도가 느릴수록 유리하다. 국내 광산의 수갱은 깊이가 1,000 m를 넘는 곳이 거의 없어 10 m/s 내외의 속도로 운영된다면, 케이블의 가속도가 증가하여 케이블 파단 하중에 쉽게 도달하기 때문에 중량물의 무게를 늘리기 어렵다. 반대로 속도를 수 m/min 단위로 지나치게 느리게 설계할 경우 방전시간이 수십 시간을 넘어가기 때문에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광산용 권양기가 낼 수 있는 최대속도 대신, 에너지저장 용도로써 권양기가 낼 속도 최대 운영속도(Maximum Operation Velocity)라는 인자를 설정하여 각 수갱 깊이에서의 속도를 계산하였다.
크레인에서 Hoist 또는 Holding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케이블은 6×Fi(25)+IWRC, 6×Fi(29)+IWRC, 6×WS(36)+IWRC 등의 규격을 가진다(SAMJIN, 2025). 이 중 습도가 높은 광산 환경과 중량물의 높은 무게를 고려해 높은 유연성과 내마모성을 가지는6×WS(36)+IWRC B종을 권양기 케이블로 선택하였다. 케이블의 직경은 약 20 mm 간격으로 36 mm, 56 mm, 76.2 mm를 선택하였으며, 이를 각각 3가지 권양기 출력과 조합하여 이용가능한 중량물의 최대 무게를 계산하였다. 중량물의 재료는 모래, 파쇄석, 콘크리트, 철 등 다양한 재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이 중 7,800 kg/m3의 밀도를 갖는 철을 선택하였다.
저장용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수식에 사용한 인자들은 Table 5에 정리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Fig. 5에 나타내었다. Fig. 5의 실선은 케이블 파단 하중의 제한조건으로 결정된 중량물의 무게를 수갱 깊이에 따라 도시한 것이다. 우하향하는 점들은 권양기와 케이블을 조합한 제한조건으로 결정된 중량물의 무게를 수갱 깊이에 따라 도시한 것이다. 세로축은 케이블 직경에 따른 무게와 권양기와 케이블 조합의 무게 값의 차이가 커 로그형태로 변환하여 나타내었다.
그래프에서 권양기 출력이 향상되어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게 되더라도, 케이블이 파단되지 않는 중량물 무게가 더 작기 때문에, 최대 중량물 무게는 케이블 직경에 더욱 지배적인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었다. 최대 중량물의 무게는 식 (1)에 의해 저장용량에 영향을 미치므로 케이블 직경이 저장용량을 결정하는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권양기와 케이블 조합의 중량물 무게가 크게 산정되는 이유는 식 (9)에 따라 케이블의 인장강도가 고려되지 않고 권양기 출력과 케이블의 단위중량으로 추의 높이가 계산되었기 때문이다. 결정된 추의 높이는 실제로 수갱의 깊이보다 클 수 없지만, 이러한 조건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권양기 출력과 케이블의 단위중량에 의한 조건보다 수갱 깊이에 따른 조건이 추의 높이에 지배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광산 수갱에 U-SGES를 적용할 경우, 케이블이 파단되지 않는 조건에서 최대 중량물을 사용할 수 있는 76.2 mm 직경의 철심 케이블을 사용하여 저장용량을 평가하였다.
Table 5.
Parameters used for calculating suspended weight
4.3 U-SGES 저장용량 평가 결과
Table 6은 76.2 mm의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 최대 중량물 무게와 최대 저장용량을 광산 명칭, 채굴 대상, 폐광 연도, 수갱의 용도, 수갱의 명칭, 수갱의 직경, 수갱의 깊이와 함께 정리한 표이다. Table 6에서 양양철광의 제1수갱은 단면이 사각형의 형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로 너비와 세로 너비를 각각 표기하였으며, 직경이 확인되지 않은 수갱의 경우 일반적 추정치인 4 m를 입력하였다(KIGAM, 2022). Fig. 6은 수갱 깊이와 직경에 따른 에너지저장용량을 시각화한 것으로 저장용량이 클수록 붉은 계열의 색상으로 표시되며, 저장용량이 큰 상위 10개의 수갱에는 데이터를 함께 표기하였다. 모든 수갱에 같은 설비와 비슷한 무게의 중량물을 사용했을 때의 결과로써 깊이만이 저장용량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며, 저장용량이 깊이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국내 광산 수갱의 저장용량을 평가한 결과, 3 MWh 이상의 저장용량을 갖는 수갱은 960 m, 970 m의 깊이를 갖는 장성광업소로 이들의 총 저장용량은 6.7 MWh로 평가되었다. 2 MWh 이상의 저장용량을 갖는 수갱은 585~765 m 사이의 깊이를 갖는 삼척탄광 제1수갱, 함태탄광 제1수갱, 연화광산 본산수갱, 동원탄광 제1수갱(생산갱), 한덕철광 제2수갱이었다. 이들의 총 저장용량은 11.39 MWh이었다. 1 MWh 이상의 저장용량은 325~542 m 사이의 깊이를 갖는 수갱 16곳에서 평가되었으며 총 저장용량은 21.47 MWh이었다. 국내 모든 수갱의 저장용량을 평가할 경우, 총 60.52 MWh의 전력 저장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내 환기갱의 직경은 2.1 m, 2.4 m, 3.05 m로 생산갱과 비교해 좁았으며, 최대 중량물의 무게를 내기 위해 추의 높이가 커져야 하므로 유효거리가 줄어들어 동일한 깊이의 생산갱보다 저장용량이 작았다. 본 연구 결과는 권양기 출력, 케이블의 인장강도 및 단위중량, 개수를 지정하여 도출한 것으로 이를 제외한 기타 요인(가이드레일 및 사다리 공간, 발전 출력, 케이블과 철제 중량물의 부식과 교체 주기 등)들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시설의 저장용량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Table 6.
Status of mines with vertical shafts in Korea (modified from KOMIR, 2023, KIGAM, 2022, ENCYKOREA, 2024)
추가적으로, 광산의 수갱을 U-SGES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선 암반의 장기 안정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한덕철광 제2수갱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갱에 광석 운반용 스킵과 광차 운반용 케이지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철골 가이드레일 및 번톤(bunton)이 설치되어 있다. 저장용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추의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기존 가이드레일 및 번톤 구조물의 철거가 필요하지만, 높은 습도와 장기간 미사용으로 인해 부식이 진행되어 철거 작업이 어렵고, 이 과정에서 수갱 벽면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KIGAM, 2022). 특히 가이드레일과 번톤을 제거할 경우 지지하는 응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반이 약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수갱 외벽의 보강공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KIGAM, 2022). 또한, 광산은 생산 위주의 굴착과 채광이 진행됨에 따라 발파 충격이나 굴착 후 응력 재분배로 암반의 물성이 변화될 수 있으며, 이는 암반의 역학적·수리적·열적 거동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광산의 지하공간 활용 시 손상대(Excavation Damaged Zone, EDZ) 발생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Kwon and Cho, 2007).
암반은 인위적 작업에 의해 약화되기도 하지만 지하수에 의해 약화되기도 한다. 온대지역에 위치해 강수량이 비교적 많은 국토 특성상 지하수의 수위가 높기 때문에 배수시스템을 유지하지 않는 광산은 수몰되어 있다(KIGAM, 2022). 갱내 지하수의 부력과 수압은 지하 공동을 지지하는 지보재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Jung et al., 2010), 장기간의 침수는 암반 강도를 약화시킨다(Park et al., 2015, Song, 2019). 또한, 국내 탄광 및 금속, 비금속 광산지역은 황화광물의 산화로 인해 형성된 산성광산배수(Acid Mine Drainage, AMD)가 용출되기 때문에(Ji et al., 2010), 광산 내부의 지보재를 부식시키고, 석회암, 돌로마이트 등 용식성 지층의 용식작용을 촉진해 지반침하를 발생시킨다(Choi et al., 2017). AMD 내 고농도의 황산염은 암반 내 균열에 침전하여 균열을 팽창시키고, 암반 안정성을 더욱 악화한다(Orndorff, 2001, Lee et al., 2005). 이처럼 높은 지하수 수위와 유입량은 지하수의 완전 배수 난이도와 비용을 높이며, 지하수의 완전 배수 후 지하수위의 저하는 공동 내 수압변화와 주변 암반의 응력변화를 유발해 지반침하를 초래할 수 있다(Yoo et al., 2005).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수를 하지 않고 U-SGES를 물에 침수시킨 상태로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강철 케이블이나 중량물의 부식이 촉진될 수 있으므로 부식을 막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약화된 암반과 수갱 벽면은 U-SGES에 적용되는 무거운 중량물을 장기간 지지하기에 충분히 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천 톤 이상의 중량물과 권양기의 하중이 암반에 작용할 경우 기존 갱도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광산을 U-SGES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암반의 장기 안정성 평가 및 모니터링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KIGAM, 2022).
5. 결 론
본 연구는 에너지 전환에 따른 에너지저장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기존 BESS의 화재 위험, 공급망 리스크, 폐배터리 측면에서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ESS 기술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현재 제안된 ESS 기술들의 장단점, 수명, 왕복효율, 저장용량, 저장비용을 비교한 결과, 중력에너지저장(Gravity Energy Storage, GES) 기술이 왕복효율 80% 이상, 30년 이상의 긴 수명, 20 MWh 이상의 저장용량,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안전성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고체 중량물을 활용하는 Solid GES (SGES)는 수직공간을 필요로 하며, 이를 기존 터널 인프라와 다양한 규모의 지하공간이 존재하는 국내 광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U-SGES 기술의 적용성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전세계적인 SGES 기술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이후부터 학계와 산업계 모두 SGES 기술의 관심이 급증하였으며 이러한 동향에 맞추어 영국, 핀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 여러 해외 국가들도 SGES 기술 개발 및 실증을 하고 있었다. 특히 광산을 이용하는 U-SGES 기술은 SGES 개념을 처음 제안한 Gravitricity를 주축으로 영국과 핀란드, 이탈리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었다.
U-SGES 기술이 국내 실정에 부합하는 기술임을 평가해 보고자, 문헌으로 조사한 국내 56개의 수갱 데이터에 적용하여 최대 저장용량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케이블 직경과 권양기 출력 중 어느 인자가 저장용량에 더욱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케이블이 파단되지 않는 중량물 무게가 더 작기 때문에 최대 중량물 무게는 권양기 출력보다 케이블 직경에 더욱 지배적인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었다. 최대 중량물의 무게는 저장용량에 영향을 미치므로 케이블 직경이 저장용량을 결정하는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케이블이 파단되지 않는 조건에서 최대 중량물을 사용할 수 있는 76.2 mm 직경의 철심 케이블을 사용하여 저장용량을 평가하였다.
국내 광산 수갱의 저장용량을 평가한 결과, 3 MWh 이상의 저장용량을 갖는 수갱은 960 m, 970 m의 깊이를 갖는 장성광업소로 이들의 총 저장용량은 6.7 MWh로 평가되었다. 2 MWh 이상의 저장용량을 갖는 수갱은 585~765 m 사이의 깊이를 갖는 삼척탄광 제1수갱, 함태탄광 제1수갱, 연화광산 본산수갱, 동원탄광 제1수갱(생산갱), 한덕철광 제2수갱이었다. 이들의 총 저장용량은 11.39 MWh이었다. 1 MWh 이상의 저장용량은 325~542 m 사이의 깊이를 갖는 수갱 16곳에서 평가되었으며 총 저장용량은 21.47 MWh이었다. 국내 모든 수갱의 저장용량을 평가할 경우, 총 60.52 MWh의 전력 저장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추가적으로, 광산의 수갱을 U-SGES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선 암반의 장기 안정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부식된 가이드레일 및 번톤 제거, 굴착과 채굴로 인한 암반 손상대, 국토 특성상 높은 지하수 수위와 유입량 등으로 암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약화된 암반에 천 톤 이상의 중량물과 권양기의 하중이 작용할 경우 기존 갱도가 붕괴할 위험이 있으므로 안정성 평가 및 모니터링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보다 정확한 왕복효율 및 저장용량 평가가 필요하며 인공지능(AI)을 이용한 ESS 최적운영 및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