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연구 지역
2.1 화강암 지역
2.2 화산암 지역
2.3 편마암 지역
2.4 이암 지역
3. 현장수리시험 장비, 절차 및 해석방법
3.1 현장수리시험 장비
3.2 현장수리시험 절차
3.3 자료 처리 및 분석
4. 암종별 고심도 암반대수층 수리전도도 특성
4.1 화강암 지역
4.2 화산암 지역
4.3 편마암 지역
4.4 이암 지역
4.5 결과 요약 및 비교
5. 결론 및 제언
1. 서 론
원자력발전에서 발생되는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발전이 수행된 국가에서 그 지역 내에 처분해야 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방사능 농도가 높고 20년 이상의 반감기를 가지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을 포함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격리 처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과제이다. 현재 가장 널리 고려되고 있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방식은 지하 심부의 암반 내에 공학적 방벽과 천연 방벽을 결합한 다중 방벽 형태로 폐기물을 위치시키는 심층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 방식이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을 위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첫 번째로 진행되는 것이 처분부지 선정인데, 이 때 단계별 부지조사가 수행되어야 하고,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지질환경특성 관련 평가인자 선정과 그에 맞는 적합한 조사방법 및 장비시스템을 적용해 신뢰성 높은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IAEA, 1994, NUMO, 2004, KIGAM, 2016, Nagra, 2016, Choi et al., 2017).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을 위한 여러 지질환경특성 평가인자 중에서, 수리지질분야의 수리전도도(Hydraulic conductivity, K)는 처분장 주변의 지하수 흐름과 투수성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핵심 평가인자이다. 수리전도도 정보는 실제 방사성 핵종의 누출 및 이동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처분장의 장기적인 지질안정성에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스웨덴이나 스위스와 같은 처분 선도국들은 이러한 심부 암반대수층 내 수리전도도 평가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오래전부터 다양한 암종에서 수백 개 이상의 심도 300~500 m 이하 고심도 시추공을 다수 건설하고, 시추공 내 현장수리시험을 통해 암종별/심도별 수리전도도 특성을 연구해 왔다(Posiva, 2000, Enachescu and Rahm, 2007, Follin et al., 2011, Hjerne et al., 2013).
국내의 경우, 심도 100 m 수준의 천부대수층을 대상으로 일부 지하수 기초조사 사업이나 온천개발 관련 조사 프로젝트 등에서 간단한 수리시험을 통해 균열암반의 수리지질특성에 관해 연구가 주로 수행된 바 있으나, 처분시설 심도로 고려되는 지하 500 m 이하 심부 시추공에서 처분 관련 연구목적으로 심도별 수리전도도 정밀 평가가 수행된 사례는 드물다(Cho et al., 1999, Park and Bae, 2005, Hamm et al., 2006, Lee and Moon, 2008, Park and Chung, 2016). 최근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을 중심으로 소수 화강암 및 화산암 지역 내 지하 750~1000 m의 고심도 시추공에서 현장수리시험을 통한 수리전도도 관련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아직까지 처분 선도국들에 비해 조사 케이스와 자료 양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 자료를 획득하기 위한 시험조사 장비시스템의 기계적 성능이나 운용 및 구동 관련 노하우도 처분 선도국들이 가진 세계적 수준으로의 기술 향상이 필요하다(Bae et al., 2021, Lee et al., 2023, Lee et al., 2024).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처분 선도국들과는 달리 아직 처분 암종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데, 결정질암과 퇴적암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 스위스처럼 우리나라도 여러 암종이 다양하게 혼재되어 분포하고 있다(KIGAM, 2019). 따라서 과학적 사회적 수용성 증대를 통해 처분에 대한 완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처분 암종 결정과 구체적인 부지선정 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광역 시추조사를 통해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암종별 심부 수리지질 자료를 획득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선행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심층처분 시, 후보 부지에 위치할 수 있는 화강암, 화산암, 편마암과 퇴적암(이암)과 같은 다양한 암종 및 심도에 따른 암반대수층 수리전도도 특성 평가에 관한 체계적인 비교분석 연구는 국내에서는 전무한 상태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암종별로 고심도 암반시추공 내에서 처분 관련 수리지질분야의 핵심 평가인자인 수리전도도의 수직 심도별 분포특성을 평가하였다. 광역적인 사전 지질 조사를 통해, 각 암종을 대표할 수 있도록 화강암, 화산암, 편마암, 이암 지역을 선정하고, 750 m급 심도의 시추공을 스크린이 없는 나공 형태(open hole)로 굴착하였다. 굴착된 시추공을 대상으로 물리검층인 초음파 주사 검층을 수행하고, 회수한 암석 코어와의 육안 비교 분석을 통해 자연 지하수가 유동할 수 있는 잠재적 투수성 암반절리를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각 시추공당 심도에 따라 총 10~13개의 시험 구간을 선정하였고,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된 고정밀 수리특성 측정시스템(KHP)과 표준시험법을 바탕으로 한 상세조사절차를 활용하여 시험구간별 압력 및 유량 변화 신호 자료를 획득하였다. 획득한 수리시험 현장자료를 검증된 정상류 및 비정상류 해석법에 적용하여 심도별 수리전도도 값을 도출하였고, 추가적으로 도함수 분석(derivative analysis)을 활용해 유동 차원의 형태로 표현되는 지하수 흐름 양상에 관해 평가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암종별/심도별 수리전도도 결과들은 향후 국내 처분 후보부지 선정과 처분시설 설계건설에 있어 유용한 기초자료와 정보로써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시험장비, 표준시험법 및 해석방법의 적용수행과 관련하여 자체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는 향후 다양한 지역과 암종의 수리특성평가 시, 핵심 평가인자인 수리전도도 정보 획득의 정확도와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2. 연구 지역
2.1 화강암 지역
시험위치는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일원의 WBH-1 시추공으로써 중생대 쥐라기 각섬석-흑운모 화강암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Fig. 1(a)). 원주 일대의 화강암은 약 174 Ma 정도의 연대가 측정되며, 암반의 조직은 매우 치밀하고 경암 이상의 강도를 가지며, 중립질 또는 조립질의 균질한 암상을 보인다(Cheon et al., 2024). 소폭의 암맥들이 다수 분포하며 시추의 영향으로 일부는 공벽에서 분리되어 초음파주사검층 자료의 자연 암반 절리와 유사한 반사 형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중소 규모의 파쇄대들이 국부적으로 분포하지만 전체적으로 불연속면의 밀도가 낮고 매우 견고한 상태를 나타낸다. Fig. 1(b)는 지질 구조선 분석 결과로써 원주 현장 주변의 선형 구조는 북서-남동, 동-서, 북동-남서,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있으며, 시험공이 위치하는 시추 위치는 기존 지질 구조선에서 벗어나 있어 교차하거나 중첩되지 않는 상태이다(KIGAM, 2021, Cheon et al., 2022).
2.2 화산암 지역
시험위치는 전라남도 영암군 대불종합체육공원 일원의 YBH-1 시추공으로써 유문암과 응회암들이 혼재되어 분포하고 있다(Fig. 2(a)). 유달산응회암은 화산력응회암, 응회암 및 응회각력암으로 구성되고 남악응회암에 비해 어두운 회색이며 화산력이 많다. 괴상으로 78 Ma 정도 연대가 측정 확인된다. 남악응회암도 화산력응회암, 응회암 및 응회각력암으로 구성되고, 유달산응회암에 비해서 밝은 색을 띠며 화산력이 적다. 내부에 용결구조가 관찰되며 80 Ma 정도 연대가 측정 확인된다. 유문암은 내부에 유동 구조가 뚜렷하게 관찰되며 장석반정이 주로 포함되어 있고 일부 노두에서는 소수 암편이 포함된다. 육안으로 암석 코어를 확인하는 조사를 통해 큰 파쇄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파쇄대나 미세한 균열들이 유동 구조를 따라서 일부 발달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일부 수직적인 절리도 관찰되지만 뚜렷한 단층 및 이에 수반된 단층손상대는 발달하지 않는 상태였다. 소규모 파쇄대와 소수 암반 균열들이 분포하지만 심부는 전체적으로 견고한 암반 상태를 보였으며, 암반절리를 동반하는 유동구조가 발달하고 있는 상부대수층 구간(심도 68.4~267.3 m)의 국부적인 투수성이 하부대수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Fig. 2(b)는 지질 구조선 분석 결과로써 영암 현장 주변의 선형 구조는 원주 화강암 지역과 비슷하게 다양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으나 구조선의 빈도도 낮고 그 크기도 작은 편이다.
2.3 편마암 지역
시험위치는 경상남도 하동군 적량농공단지 일원의 HDBH-1 시추공으로써 여러 화강암질 편마암, 흑운모 편마암, 편암으로 구성된 지리산변성암복합체 내에 위치하고 있다(Fig. 3(a)). 화강암질 편마암층은 일부 암반절리가 존재하나 큰 투수성 절리 발달은 미약하였다. 흑운모가 지배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편마암층(심도 456.7~613.3 m, 621.8~654.8 m)은 파쇄가 심하고 여러 활동성 암반절리들이 다수 분포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특히 517~532 m, 550~600 m 사이 구간에서 암석코어들의 파쇄 손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났고, 시추 중에 이 구간을 위주로 그라우팅 보강이 이루어졌다. 심도 650 m 부근에 시추공벽이 함몰되어 그 하부 구간으로는 공내 장치 이동이 불가능하였다. Fig. 3(b)는 지질 구조선 분석 결과로써 하동 현장 주변의 선형 구조는 남-북 방향으로 지배적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시험공이 위치하는 시추 위치는 기존 지질 구조선에서 벗어나 있어 교차하거나 중첩되지 않는 상태이다.
2.4 이암 지역
이암 지역은 총 2곳에서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첫 번째 이암 지역 시험위치는 경상남도 진주시 가좌동 일원의 JBH-1 시추공으로써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인 흑색 내지 암회색의 이암 및 셰일과 회색 사암이 혼재되어 분포한다(Fig. 4(a)). 이암은 주로 괴상으로 관찰되며 부분적으로 엽층리와 연흔사엽층리가 발달하였다. 본 시험지역의 퇴적암 강도는 앞선 원주 화강암 지역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으로써 일반적인 국외 퇴적암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강도를 가진다(KIGAM, 2021, KIGAM, 2022, Cheon et al., 2024). 중소규모 파쇄대들이 국부적으로 분포하나 전체적으로 자연 불연속면의 빈도는 극도로 낮았다. 시추코어에서 관찰된 불연속면들은 초음파 주사검층 분석 결과, 대부분 시추 과정이나 회수 후 충격에 의해 유발되어 내재된 층리면들의 분리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심도 670 m 부근에 시추공벽이 함몰되어 그 하부 구간으로는 공내 장치 이동이 불가능하였으며, 심도 240 m 부근에서는 시추공벽이 일부 파괴되어 있는 부분이 관찰되었다. Fig. 4(b)는 지질 구조선 분석 결과로써 진주 현장 주변의 선형 구조는 남-북, 동-서 방향으로 우세하게 발달하고 있고,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선형구조들이 부지 북측과 남측에 발달하고 있으며, 북서-남동 방향의 선형구조는 남-북 선형구조의 이차적인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두 번째 이암 지역 시험위치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삼진체육관 일원의 MBH-1 시추공으로써 앞선 진주 지역과 유사하게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인 흑색 내지 암회색의 이암 및 셰일이 주암종이며, 일부 회색 사암이 협재하는 형태로 혼재되어 분포한다(Fig. 5(a)). 진주 지역과 암종이 유사하나 진주 지역은 진주층에 속하고, 마산 지역의 시추 위치는 진동층이 분포하는 곳으로써 층서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진동층은 하부로부터 흑색 내지 암회색 셰일층, 암회색 사암과 셰일의 호층 그리고 이 호층 사이에 특징적으로 쳐어트(Chert)를 협재하는 지층이다(KIGAM, 2022). 층리는 곳에 따라 교란되는 형태를 보이고 때로는 퇴적 동시성으로 간주되는 정단층들이 층리 내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마산 지역 시추 위치는 진동층의 상부에 해당되며 퇴적 당시 지반이 화산활동의 전 단계인 지진 진동이 발생하여 퇴적물들이 교란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도 545 m 부근에 시추공벽이 함몰되어 그 하부 구간으로는 공내 장치 이동이 불가능하였다. Fig. 5(b)는 지질 구조선 분석 결과로써, 창원 조사지 주변에서는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선형구조가 가장 우세하게 발달하며, 남-북, 북동-남서 방향의 다양한 선형구조들이 조사 지역 동쪽과 서쪽에 발달하고 있다.
3. 현장수리시험 장비, 절차 및 해석방법
3.1 현장수리시험 장비
본 연구에서 고심도 수리전도도 값 획득을 위해 자체 개발되어 사용된 수리시험 장비(KHP)는 정압주입시험과 펄스시험이 모두 가능한 현지수리특성 멀티 조사시스템이다(Fig. 6). 전체 시스템은 시스템 조절부/유체 주입 가압부/자료 획득부가 통합된 일체형 메인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조절 판넬 모듈로써 지표와 시추공 내 주입 압력, 패커 압력 및 시추공 주입 유량 등이 실시간으로 측정 모니터링 된다. 불규칙한 압력 변동을 최소화하는 고정밀 가압 펌프를 기반으로 압력 유량 제어 밸브와 감압시스템을 이용한 멀티 조절 시스템으로 주입 압력 기준 약 2~3 bar 이하 정밀 가압 및 안정적 유지가 가능하다(Lee et al., 2023). 가압 및 유동 라인을 이원화 하여 유량범위(저유량/고유량)에 따른 유동 라인을 분리하고 듀얼 펌프 시스템으로 정밀 유량 주입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고성능 저용량 펌프와 초정밀 유량 센서를 활용해 저투수성 환경에서 0.01 L/min 이하 극저유량 측정과 주입이 가능하였다. 100 bar급 공내압력센서(downhole pressure sensor)를 이용한 지하 1 km급 고심도 압력 현장 시험 자료의 정확한 획득이 가능하며, 현장 투수성 환경 조건에 따라 정압주입시험을 기반으로 펄스 시험과 같은 다양한 수리시험 수행이 가능하다. 본 연구 중 화강암 지역과 이암 지역에서는 DHTS (Deep Borehole Hydraulic Testing System) 장비가 현장시험에 적용되었는데, 이 수리시험 장비는 압력 주입 및 변화 유량 측정의 기본 원리에 있어서는 KHP 시스템과 동일하며, 저유량을 주입하는 방식에 있어 미세 유량 조절장치를 사용하였다(Bae et al., 2021).
3.2 현장수리시험 절차
본 연구에서 적용된 조사절차도는 Fig. 7과 같다. 정압주입시험 이외에도 여러 고심도 수리특성 평가를 위한 수리시험들은 Fig. 7과 유사한 순서와 절차에 의해 수행된다. 먼저 사전 점검 과정을 통해 전체 시스템 내 개별 장치들의 성능과 연계성, 또한 시스템 운영 시 구동 안정성과 측정 결과 자료의 정확도를 실내 실험에서 테스트하고 미리 검증한다. 이 사전 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수정 보완한 후, 실제 본 시험이 진행될 현장 시추공의 심도에 따른 시험 구간을 선정한다. 이 때 초음파 주사 검층 자료와 암석 코어 자료를 이용하여 시험 목적에 부합하도록 조사 시험 구간을 결정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시험 구간의 총 개수와 패커와 패커 사이의 인터벌 길이를 결정한다.
시험 구간이 정해진 후, 수리시험을 수행하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현장에서 조사시스템의 세팅과 더불어 구동 관련 점검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최종 점검 과정에서 시험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게 되면, 조사장비를 실제 시추공 지하 내부로 위치시키고, 수리시험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Fig. 8). 수리시험 수행 시, 기본적으로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실제 현장에서 압력 주입시에 해당 시험구간으로 물이 아예 유입되지 않아 시험이 불가능한 경우에 바로 펄스시험으로 대체하여 시험을 수행한다. 정압주입 또는 펄스 수리시험을 모두 수행한 후, 획득한 자료 처리와 상세 분석 과정을 통해 해당 고심도 암반대수층의 수리물성 값을 획득하고, 결과와 수행 과정에 관한 내용을 통합적으로 정리하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 과정으로 마무리된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수리시험의 절차와 수행 방법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이전에 수행한 연구 논문들인 Lee et al.(2023)과 Lee et al.(2024)에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3.3 자료 처리 및 분석
3.3.1 수리전도도 도출
본 연구에서 수행한 수리시험 중 정압주입시험의 해석은 정상류 해석과 비정상류 해석으로 나뉜다. 먼저 정상류 해석에서는 가압이 끝나는 시점에서의 유량 값들이 정상류 해석에 이용된다. 정상류 조건에 근거한 수리전도도 분석에는 Moye(1967) 해석식이 널리 활용된다(Moye, 1967). 일반적으로 정상류를 가정해 해석한 결과는 비정상류 해석 결과에 비해 수 배 이내 수준에서 큰 값을 나타낸다.
비정상류 해석에서 가장 전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Jacob and Lohman(1952) 해석법인데, 이는 피압 조건 하 균일 암반에서 정압 상태의 2차원 방사상 유동에 대한 흐름 해석과 분석 방법이다(Jacob and Lohman, 1952). Jacob and Lohman(1952)이 제시한 다공성 매질 비정상류 표준곡선 중첩 분석법은 지하수 유동방정식을 이용해 수치적으로 만들어진 표준곡선에 실제 시험을 통해 얻은 유량 변화 곡선을 중첩하면서 가장 높은 적합도의 곡선을 찾아 수리전도도와 저류계수 값을 결정한다. 이 해석법은 정압주입시험에서 수리특성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기본적으로 2차원 방사상 흐름을 전제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1차원 선형 흐름이나 3차원 구상 흐름 환경 조건에서 측정된 현장 자료들과는 매칭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시행착오적 방법으로 무리하게 매칭시키는 경우에는 결과 값이 비정상적으로 산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Barker(1988)는 이 같은 다공성 매질에 기반한 해석 방법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하수 흐름 형태를 비정수 차원에 근사시켜 분석하는 Generalized Radial Flow Model(이하 GRFM)을 제안하였다. 이 방법에서는 유량 변화의 표준곡선 중첩과 더불어 미분 값의 변화인 변동량 함수를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자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지하수 흐름 조건과 유동 차원에서도 보다 정확하게 수리상수 값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표준곡선의 최적 매칭에 있어서 시험 초기에 주로 존재하는 자료의 분산이나 교란은 시험 중기 이후에 안정화된 유량 자료들에 비해 자료 해석 시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다.
시험 환경의 투수성이 매우 낮아서 유체 주입이 어려운 경우에는 정압주입시험 대신 펄스시험으로 대체하여 수행이 된다. 임의의 수두 증감 이후 나타나는 압력변화곡선을 해석에 이용하며, 펄스시험의 현장 자료 해석은 지하수 흐름을 비정상류 유동 조건으로 전제하는 Cooper-Bredehoeft-Papadopulos(1967) (이하 C-B-P)법이 널리 활용된다(Cooper et al., 1967). 이 방법에서는 대수층이 피압조건으로 관통된 상태로 등방이며 균질하다는 가정을 가진다. 이론적으로는 펄스압력을 부여하기 이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올 때까지 시험이 진행되어야 하나 시험 전 자연 수두로 완전히 회복되는데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펄스압력에 의해 증가된 수두 대비 약 50% 수준으로 감소된 시점까지의 압력 곡선 측정이 이뤄지는 경우에도 수리인자 특성분석이 가능하다. C-B-P법에 의한 해석에서는 일차적으로 공극수압의 영향을 배제한 순주입압력 기준으로 펄스형 가압에 따라 증가된 수두에 대한 가압 중단 후 감쇠 변화된 수두 비율 곡선을 도출하고, 이를 표준곡선에 시행착오적 방법으로 최적 매칭시켜 이 과정에서 적용된 매개변수들로부터 수리전도도 값을 산정한다. 이 해석방법 이외에 해석 과정에서 스킨 효과를 반영하는 Dougherty and Babu(1984)법의 활용도 가능하다.
3.3.2 지하수 흐름 특성 분석
Barker(1988)가 제시한 GRFM법에서 유량 미분 값의 변화로 표현되는 변동량 함수의 표준곡선 형태를 통해서 유동 차원을 구할 수 있고, 이 수치를 이용해 해당 암반 절리를 통해 유동하는 지하수의 흐름 특성과 나아가 다른 균열 네트워크와의 잠재적인 연결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정수 차원을 따라 대표적으로 1차원의 선형 흐름, 2차원 방사상 흐름 및 3차원 구상 흐름으로 표현하며, 실제적으로는 그 사이에 어떤 수치로도 존재할 수 있다. 유동 차원이 정확하게 정수형으로 산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0~1사이나 1~2사이 또는 2~3 사이의 중간 지점의 어떤 특정값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정한 형태의 흐름에서 다른 형태의 흐름으로의 전환 또는 확장 상태와 같은 복합적인 유동 양상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유동 차원을 구하기 위한 정압주입시험에서 보통 30분 내외의 시험 시간이 소요되는데, 주입 시간이 수 시간~수 일 이상으로 장기적으로 길어져 영향 반경이 확대된다면, 일정하게 나타나던 투수도와 유동 차원이 변화될 수 있다. 따라서 외부 원거리 지하수계와의 수리 연결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장기주입시험을 통해 유동 차원이 유지 혹은 증감되는지의 변화 여부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4. 암종별 고심도 암반대수층 수리전도도 특성
4.1 화강암 지역
원주 화강암 지역 현장 수리시험은 시추된 암석코어와 BHTV 초음파 주사검층 이미지 자료를 참고하여 잠재적 투수성 불연속면 위치, 시추공 공벽 역학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도 710 m 상부 심도에서 총 13개의 시험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연장(인터벌)은 암반 내 분포하는 불연속면 빈도/특성과 패커의 안정적인 장착 작업 등을 고려해 5.2 m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 모든 시험 지역에서 시험 심도라 함은 시추공 지하에 삽입되어 위치하고 있는 장치의 가운데를 의미하며, 정확하게는 상부 패커와 하부 패커 사이인 인터벌의 중앙 지점을 의미한다. 전체 13개 시험 구간 중 10개 구간에서는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하였고, 3개 구간에서는 펄스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밀폐에 사용되는 패커의 팽창 압력은 공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팽창압력 기준 17.5~35 bar 범위의 값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에서 유체의 강제 주입에 따른 불연속면들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10개 시험 구간 모두 1.8~3.3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펄스 시험에서 3개 구간의 펄스 압력 수준은 4.6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한 10개 심도에서는 수리전도도 해석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었고, 펄스시험을 수행한 3개 심도 중 2개(308.0 m, 669.9 m) 구간에서 비정상적인 펄스 압력 증가와 빠른 구간 압력 회복이 발생하여, 펄스시험 1개 구간의 자료만 수리전도도 해석에 사용되었다. 현장 측정자료를 기반으로 정상류 해석과 유동차원 분석을 포함한 비정상류 해석을 수행하였다. 이 중 Barker(1988)가 제안한 유동차원 분석으로 방사상 유동뿐만 아니라 선형 및 구상 흐름 조건에서의 수리특성평가가 가능한 GRFM법의 의한 비정상류 해석 결과를 시험의 대푯값으로 사용하였다. 펄스 시험은 총 시험구간 중, 심도 601.1 m인 1개 구간에서만 정상적인 자료를 획득하였으며 해석에는 C-B-P법을 적용하였다.
Fig. 9는 원주 화강암 지역 내 위치하는 연구 시추공 WBH-1에서 얻은 수리시험 자료를 해석해 도출한 전체 심도 변화에 따른 수리전도도 값 분포를 나타낸다. 그래프상에서 300 m 지점에 적색 점선으로 표기된 부분은 암반대수층의 천부와 심부를 나누는 기준선으로써, 심도에 따른 투수성 변화 특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모든 연구 지역에 동일 적용). 시험 구간 내에서 암반의 투수성이 가장 낮고, 높은 지점은 심도 601.1 m과 420.6 m로 각각 1.60×10-10 m/s와 2.05×10-8 m/s의 수리전도도 값이 측정되었고, 128배(약 2 order)의 수리전도도 값 차이를 보였다. 심도 601.1 m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 심도에서 수리전도도 값 분포가 균일하여 편차가 작은 편인데(낮은 분산도), 이는 이 원주 화강암 지역 내 암반 구성이 균질하고 조직이 치밀하며 견고한 지질학적 특성과 부합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수리특성 분포의 균일성은 유동차원 분석에서도 확인되었는데, 1개 지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2차원의 방사상 유동 형태(n=2)를 나타냄으로써 전 구간에 걸쳐 유사한 지하수 흐름 양상을 보였다. 비정상류 해석 결과는 정상류 해석법 결과에 비해 전체적으로 1.0~2.8배 정도 낮은 범위의 수리전도도 값을 나타냈다. 대부분 시험구간에서 정압 도달 후 나타나는 주입유량의 변화곡선 상 비교적 짧은 시간에 큰 유량 감소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시추공벽에서 이격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잠재적인 불연속면들의 분포 밀도가 높지 않으며 연속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시험구간에서 정압주입 후 주입유량의 국부적인 이상 변동성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분포하고 있는 불연속면들의 교차나 병합 등의 공간적 특성 변화에 기인하는 유동 단면적의 변화로 추정된다.
원주 지역 시험시추공은 전체적으로 10-9~10-8 m/s 범위의 낮은 수리전도도(암반투수성)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심도에 따라 수리전도도가 뚜렷하게 변화하는 강한 추세적인 특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심도 600 m 이하 하부 영역에서 상부 영역에 비해 낮은 값을 나타냈다. 정리하면, 원주 화강암 지역은 심도가 깊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수리전도도가 약간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이지만 국부적으로 파쇄대 발달에 따라 불규칙한 투수성 변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4.2 화산암 지역
영암 화산암 지역 현장 수리시험은 심도 730 m 상부에서 총 13개 시험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연장(인터벌)은 암반 내 분포하는 불연속면 빈도/특성과 패커의 안정적인 장착 작업 등을 고려해 3.2 m로 선정하였다. 전체 13개 시험 구간 중 11개 구간에서는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하였고, 2개 구간에서는 펄스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밀폐에 사용되는 패커의 팽창 압력은 공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팽창압력 기준 25~33 bar 범위의 값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에서 유체의 강제 주입에 따른 불연속면들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11개 시험 구간 모두 1.0~2.4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펄스 시험에서 2개 구간의 펄스 압력은 3.5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한 11개 심도에서는 모두 수리전도도 해석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었고, 현장 측정자료를 기반으로 정상류 해석과 유동차원 분석을 포함한 비정상류 해석을 수행하였다. 이 중 Barker(1988)가 제안한 유동차원 분석으로 방사상 유동뿐만 아니라 선형 및 구상 흐름 조건에서의 수리특성평가가 가능한 GRFM법의 의한 비정상류 해석 결과를 시험의 대푯값으로 사용하였다. 펄스 시험은 총 2개 구간 모두에서 정상적인 자료를 획득하였으며 해석에는 C-B-P법을 적용하였다.
Fig. 10은 영암 화산암 지역 에 위치하고 있는 시추공 YBH-1에서 얻은 수리시험 자료를 해석해 도출한 전체 심도 변화에 따른 수리전도도 값 분포를 나타낸다. 시험 구간 내에서 암반의 투수성이 가장 낮고, 높은 지점은 심도 537.0 m과 145.0 m로 각각 1.07×10-10 m/s와 3.02×10-7 m/s의 수리전도도 값이 측정되었고, 2800배(약 3 order 이상)의 큰 수리전도도 값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큰 변동 범위의 수리전도도 값 변화는 전체적인 수리전도도의 수직적인 분포에 있어서, 원주 화강암 지역에 비해 영암 화산암 지역의 불균일성(heterogeneity)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도에 따른 수리전도도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앞선 원주 화강암 지역과 유사하게, 전체적으로 심도가 깊어짐에 따라서 다소 투수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지하 700 m 이하 하부 구간에서 암반 투수성이 국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심도에 따른 투수성 감소 경향의 원인은 심도가 증가할수록 지중 내 암반응력(rock stress)이 증가하여 열린 공간인 open fracture의 발달이 어려우며, 지상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암반의 풍화 가능성도 낮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동구조 발달로 인해 매우 높은 투수성을 보이는 심도 200 m 이상의 상부에 위치한 천부대수층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영암 화산암 지역의 하부 부분 심부대수층은 전반적으로 10-9~10-8 m/s 범위의 수리전도도 값을 보이는 저투수성 암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모든 심도를 반영한 전체 수리전도도 평균값에 있어서는, 원주 화강암 지역에 비해 이곳 영암 화산암 지역의 전체 평균 수리전도도 값이 4배 정도 높은 편이었으며, 전체 암반대수층 시험 심도 내 수리전도도 값 분포의 편차도 큰 편이다(높은 분산도). 비정상류 해석 결과들은 정상류 해석 결과에 비하여, 0.3~2.7배 낮은 수준의 수리전도도 분포를 보였다. 이는 본 시험 구간이 대부분 비정상류 흐름 양상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지하수 흐름 특성 및 수리적 연결성을 의미하는 유동 차원 분석 결과, 총 6개 지점에서 선형 흐름과 방사상 흐름 사이인 n=1.3~1.6, 3개 지점에서 이상적인 방사상 흐름인 n=2, 2개 지점에서 방사상 흐름과 구상 흐름 사이인 n=2.3~2.4의 지하수 흐름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넓은 범위의 유동차원 값 분포 특성이, 앞서 밝힌 큰 편차를 보이는 높은 분산도의 수리전도도 분포 결과와 함께 나타나는 이유는 본 영암 조사지역에 다양한 화산암 암상들이 혼재하여 분포하며, 이에 따라 여러 지층 내부에 존재하는 암반절리의 분포 밀도와 연결성이 다양하고 그 변화 정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지점 자료에서 패커 컴플라이언스 현상이 관찰되었고, 이는 시험 구간의 투수성 및 수리연결성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Lee et al., 2024). 스킨 효과 또한 확인되었는데, 이 효과를 비롯해 유동 차원을 함께 반영하는 비정상류 해석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매칭(중첩) 적합도를 보였다. 화산암 시추공의 대부분 조사 구간에서 정압이 형성된 후 증가한 유량이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여 최종 안정화되는 변화 특성이 관찰되었다. 더불어 전반적으로 대부분 2 이하의 값을 보이는 유동 차원 분포와 여러 구간에서 발생하는 패커 컴플라이언스 발생 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본 YBH-1 시추공은 시추공벽에서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잠재적 투수성 균열들의 분포 밀도가 낮으며, 균열들의 교차성 및 연속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4.3 편마암 지역
하동 편마암 지역 현장 수리시험은 시추된 암석코어와 BHTV 초음파 주사검층 이미지 자료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투수성 불연속면의 위치, 시추공 공벽의 역학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심도 650 m 상부 영역에서 총 13개 시험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연장(인터벌)은 암반 내 분포하는 불연속면 빈도/특성과 패커의 안정적인 장착 작업 등을 고려해 3.2 m로 선정하였다. 전체 13개 시험 구간 중 13개 구간 모두에서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밀폐에 사용되는 패커의 팽창 압력은 공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팽창압력 기준 21 bar 범위의 값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에서 유체의 강제 주입에 따른 불연속면들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13개 시험 구간 모두 1.1~2.1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한 총 13개 심도 중 12개 구간에서는 수리전도도 해석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었다. 1개 구간(심도 628.0 m)에서는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하였으나 정압이 형성되지 않았고, 주입 유량 변화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 펄스시험으로도 수행을 시도했으나 압력 변화와 회복 기록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서, 실제 데이터 해석과 수리전도도 도출에서는 제외하였다. 현장 측정자료를 기반으로 정상류 해석과 유동차원 분석을 포함한 비정상류 해석을 수행하였다. 이 중 Barker(1988)가 제안한 유동차원 분석으로 방사상 유동뿐만 아니라 선형 및 구상 흐름 조건에서의 수리특성평가가 가능한 GRFM법의 의한 비정상류 해석 결과를 시험의 대푯값으로 사용하였다.
Fig. 11은 하동 편마암 지역 내 위치하는 연구 시추공 HDBH-1에서 얻은 수리시험 자료를 해석해 도출한 전체 심도 변화에 따른 수리전도도 값 분포를 나타낸다. 시험 구간 내에서 암반의 투수성이 가장 낮고, 높은 지점은 심도 322.0 m과 632.8 m로 각각 7.64×10-10 m/s와 2.13×10-8 m/s의 수리전도도 값이 측정되었고, 약 30배 정도 값 차이를 보였다. 비정상류 해석 결과들은 정상류 해석 결과에 비하여, 2.4~4.9배 낮은 수준의 수리전도도 분포를 보임으로써 본 시험 구간이 대부분 비정상류 흐름 양상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지하수 흐름 특성과 수리연결성을 보여주는 유동 차원 분석 결과, 5개 지점에서 선형 흐름 이하인 n=0.3~1.0, 4개 지점에서 선형 흐름과 방사상 흐름 사이인 n=1.3~1.7, 1개 지점에서 이상적인 방사상 흐름인 n=2, 2개 지점에서 방사상 흐름과 구상 흐름 사이인 n=2.1~2.3의 지하수 흐름 특성을 나타냈다. 넓은 범위에 걸친 유동 차원 값들이 도출되었으며 이곳 하동 편마암 지역 또한 앞선 화산암 지역처럼 심도에 따라 선형 흐름에서 구상 흐름에 이르는 다양한 지하수 흐름 양상을 나타냈다.
하동 편마암 지역 암반대수층의 수리전도도는 10-9 m/s 정도의 전반적으로 낮은 범위 값을 보였다. 심도에 따른 투수성 변화 경향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편마암 암반대수층을 구성하고 있는 지층의 암상에 따라 불규칙하게 투수성 차이를 보였다. 일부 구간에 존재하는 흑운모가 지배적으로 포함된 편마암층(심도 456.7~613.3 m, 621.8~654.8 m)에서 다수의 활동성 절리와 파쇄대가 관찰되었고, 이 지층내에 위치한 시험 구간들에서 높은 수리전도도와 양호한 수리연결성을 보였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하동 편마암 대수층의 제일 하부 구간인 최저 시험 심도 632.8 m에서 12개 시험 구간 중 이례적으로 가장 높은 수리전도도 값이 도출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흑운모 베이스의 편마암층들을 제외한 지층 부분은 견고하고 단단한 화강암질 편마암층(심도 51.0~456.7 m, 613.3~621.8 m)으로, 이곳에 속하는 시험 구간의 수리전도도 값들은 대부분 매우 낮았으며, 제한된 수리연결성을 보였다.
이곳 하동 편마암 지역에 위치한 암반대수층은 앞선 원주 화강암이나 영암 화산암 지역과는 다르게 시추공 내부에 매우 큰 파쇄대 구간이 존재한다. 심도 517~532 m, 550~600 m 구간에서 암석코어들의 loss를 포함해 파쇄 손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났고, 시추 중 이 구간에 그라우팅 보강이 이루어졌다. 그라우팅이 실시된 수십 미터 길이의 파쇄대에서는 수리시험 수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만약 이 구간에서 정상적으로 시험이 수행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실제 이 편마암 대수층의 수리전도도 본 연구에서 측정한 평균 10-9~10-8 m/s 보다 더 높은 고투수성 분포 범위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하동 편마암 지역에서 투수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큰 파쇄대 구간을 배제하고 도출한 수리전도도 값 분포가 앞선 두 균열암반대수층(화강암, 화산암)과 유사하였으므로, 실제 이곳 편마암 암반대수층의 전체 투수성은 화강암과 화산암 지역들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여러 지층이 혼재되어 있는 앞선 화산암 지역과 유사하게, 심도별 수리특성(투수성/유동차원/수리연결성)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난다.
4.4 이암 지역
첫 번째 이암 지역인 진주 지역 현장 수리시험은 심도 670 m 상부 영역에서 총 12개 시험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연장(인터벌)은 암반 내 분포하는 불연속면 빈도/특성과 패커의 안정적인 장착 작업 등을 고려해 5.2 m로 선정하였다. 처음에는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물이 잘 주입되지 않을 정도의 극도로 낮은 암반 투수성 환경 조건으로 인해 펄스시험법으로 변경하여 시험을 진행하였다. 시험 구간 밀폐에 사용되는 패커의 팽창 압력은 공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팽창압력 기준 17.5~35 bar 범위의 값을 적용하였다. 펄스 시험에서 펄스 압력 수준은 2.0~4.5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펄스시험을 수행한 12개 심도에서 수리전도도 해석이 모두 정상적으로 수행되었고, 이에 대한 자료 해석은 지하수 유동 특성을 비정상류 흐름으로 가정하는 C-B-P법을 적용하였다. 스킨 효과 영향을 반영하는 Dougherty and Babu(1984)법을 일부 자료에 적용하였다.
Fig. 12는 진주 이암 지역 내 위치하는 연구 시추공 JBH-1에서 얻은 수리시험 자료를 해석해 도출한 전체 심도 변화에 따른 수리전도도 값 분포를 나타낸다. 시험 구간 내에서 암반의 투수성이 가장 낮고, 높은 지점은 심도 610.6 m과 381.5 m로 각각 2.10×10-12 m/s와 4.33×10-11 m/s의 수리전도도 값이 측정되었고, 약 20배 정도 값 차이를 보였다. 진주 이암 지역 암반대수층의 수리전도도는 평균 1.85×10-11 m/s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불투수성 암반에 가까운 매우 낮은 값을 보였다. 국내에 분포하는 대부분의 심부 암반은 모암 자체가 매우 견고하고 공극률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암반의 투수성은 절리(균열)와 같은 자연 상태 불연속면의 존재와 분포 양상에 의해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본 진주 이암 지역 시추공 내 대부분 구간에 분포하고 있는 셰일층은 불연속면 분포 밀도가 극도로 낮기 때문에 암반의 수리특성은 견고한 모암 자체의 공극률 특성 자체와 유사하여, 결과적으로 극저투수성 환경 조건을 나타낸다. 지하수의 잠재적인 이동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층리 구조들의 분리된 틈새가 소수 분포하기도 하나, 이는 균열암반 내 파쇄대나 단열대에 비해 지배적인 발달 수준도 아니며, 이암 자체의 자체 밀봉 효과로 인해 소규모 파쇄대나 암반절리들은 시간 경과에 따라 다시 굳어지거나 단단해져 닫힘으로써 지하수가 유동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될 수 있다(Cheon et al., 2024).
본 진주 이암 지역은 시험 심도에 따른 수리전도도(암반 투수성)의 변동성은 크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조사 영역 내에서는 심도 증가에 따라 다소 투수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절리 발달이 거의 없는 이암 대수층의 경우에는 모암 자체의 공극률에 의해 투수성이 결정될 수 있는데, 심도가 깊어지면 수직 응력도 증가하게 되어 이암 매질 자체의 압축으로 인해 공극의 크기와 연결성이 감소하여 결과적으로 암반의 수리전도도가 미세하게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균열암반대수층(화강암/화산암/편마암)의 심도에 따른 수리전도도 변화 편차(2~3 order 차이)에 비해서는 이암 지역에서 작은 편차(1 order 차이)를 보였으며, 암반 전체적으로 보다 더 균일한 수리전도도 분포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번째 이암 지역인 마산 지역 현장 수리시험은 심도 520 m 상부 영역에서 총 10개 시험 구간을 선정하여 수행하였다. 시험 구간 연장(인터벌)은 암반 내 분포하는 불연속면 빈도/특성과 패커의 안정적인 장착 작업 등을 고려해 4.5 m로 선정하였다. 처음에는 정압주입시험을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진주 이암 지역과 마찬가지로 물이 잘 주입되지 않을 정도의 극도로 낮은 암반 투수성 환경 조건으로 인해 펄스시험법으로 변경하여 시험을 진행하였다. 시험 구간 밀폐에 사용되는 패커의 팽창 압력은 공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팽창압력 기준 17.5~35 bar 범위의 값을 적용하였다. 펄스 시험에서 펄스 압력 수준은 2.6~4.0 bar의 순주입압력을 적용하였다. 펄스시험을 수행한 10개 심도에서 수리전도도 해석이 모두 정상적으로 수행되었고, 이에 대한 자료 해석은 지하수 유동 특성을 비정상류 흐름으로 가정하는 C-B-P법을 적용하였다. 스킨 효과 영향을 반영하는 Dougherty and Babu(1984)법을 일부 자료에 적용하였다.
Fig. 13은 마산 이암 지역 내 위치하는 연구 시추공 MBH-1에서 얻은 수리시험 자료를 해석해 도출한 전체 심도 변화에 따른 수리전도도 값 분포를 나타낸다. 시험 구간 내에서 암반의 투수성이 가장 낮고, 높은 지점은 심도 296.3 m과 341.8 m로 각각 1.89×10-11 m/s와 2.44×10-10 m/s의 수리전도도 값이 측정되었고, 약 12배 정도 값 차이를 보였다. 마산 이암 지역 암반대수층의 수리전도도는 평균 5.68×10-11 m/s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불투수성 암반에 가까운 매우 낮은 값을 보였고, 앞선 진주 이암 지역에서 비해서는 3배 정도 높은 평균 수리전도도 값을 나타냈다. 마산 이암 지역은 시험 심도에 따른 수리전도도(암반 투수성)의 변동성이 크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조사 영역 내에서 심도와 상관없이 균일한 수리전도도 분포를 나타냈다. 마산 이암 지역은 유사한 지층군에 속하는 진주 이암 지역과 미미한 수준의 평균 수리전도도 값과 편차 차이를 보였으며, 전체적으로는 두 이암 지역 모두 동일하게 불투수성에 가까운 극저투수성 환경조건과 매우 균일한 암반 투수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4.5 결과 요약 및 비교
연구 분석 결과, 화성암과 변성암에 속하는 균열암반대수층(화강암/화산암/편마암) 세 지역에서는 평균적으로 10-9 m/s 수준의 낮은 수리전도도 값이 도출되었다(Fig. 14 내 청색 점선 사각형 부분). 화강암 지역에서는 심도가 깊어지면서 수리전도도가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국부적으로 파쇄대 발달에 따라 불규칙한 투수성 변화가 확인되었고, 전반적으로 수리전도도 값 분포의 편차가 작고 좁은 범위의 유동차원 수치를 보임으로써 균일한 투수특성을 나타냈다. 화산암 지역은 심도가 깊어지면서 수리전도도 값이 다소 감소하였으나 대수층 하부 구간에서 암반투수성이 국부적으로 증가하였고, 수리전도도 값 분포 편차가 크고 넓은 범위의 유동차원이 나타남으로써 불균일한 투수특성이 확인되었다. 편마암 지역은 심도에 따른 투수성 변화 경향성은 관찰되지 않았고 편마암 암반대수층을 구성하고 있는 지층 내 암상에 따라 불규칙하게 투수성 차이를 보였으며, 여러 지층이 교차로 혼재되어 있는 화산암 지역과 유사하게 심도별 수리특성(투수성/유동차원/수리연결성)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났다.
퇴적암에 속하는 이암 지역의 경우, 진주와 마산 두 지역 모두에서 수리전도도 값은 평균 10-11 m/s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적으로 불투수성 암반에 가까운 매우 낮은 값을 보였다(Fig. 14 내 적색 점선 사각형 부분). 이암 지역은 시험 심도에 따른 수리전도도(암반 투수성)의 변동성이 크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조사 영역 내에서 심도와 관계없이 균일한 수리전도도 분포를 나타냈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고심도 암반시추공 내에서 처분 관련 수리지질분야의 핵심 평가인자인 수리전도도의 암종별/심도별 분포특성을 분석하였다. 국내 여러 지역에 다양한 암종(화강암/화산암/편마암/이암)에 따라 750 m급 고심도 시추공을 굴착하고, 현장수리시험 수행을 통해 획득한 현지 압력-유량 자료를 이용하여 수직 심도별 수리전도도 값을 도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체 개발된 고성능 시험장비시스템과 표준시험법에 근거한 상세조사절차를 적용하여, 획득한 고심도 수리전도도 값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평가한 고심도 암반대수층의 수리전도도는 암종과 심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분포를 나타냈으며, 특히 많은 자연 불연속면을 포함하고 있는 균열암반대수층들의 수리특성이 이암대수층보다 불규칙하게 나타나고 또한 다양하고 복잡한 지하수 흐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심도별 수리전도도의 경향성이 약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같은 암종, 단일 시추공 내에서도 불규칙한 균열 발달에 의한 투수도의 변동성과 그에 따른 예측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정밀하고 체계적인 현장수리시험을 통한 수리전도도의 직접 측정 및 획득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암종별/심도별 수리전도도 결과들은 국내 처분 후보부지 선정과 처분시설 설계건설에 있어 유용한 기초자료와 정보로써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시험장비, 표준시험법 및 해석방법의 적용수행과 관련하여 자체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는 향후 보다 다양한 지역과 암종의 수리특성평가 시, 핵심 평가인자인 수리전도도 정보 획득의 정확도와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